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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깨는 부동산(사설)
입력1997-01-15 00:00:00
수정
1997.01.15 00:00:00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땅값이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는 더 설명할 것도 없이 지난 연말의 대폭적인 규제완화 조치 때문이다.그런가 하면 미분양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린벨트 땅값이 25%이상 뛰고 아파트 값이 20%이상 오르면서 매물이 끊기고 투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부동산이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했음을 입증한다. 이제 관심은 얼마나 오를 것이냐에 쏠려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투기 「광란」은 그린벨트와 아파트에서 출발한다. 과거의 경험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가격이 불경기속에서도 완만하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때다. 여기에 그린벨트와 아파트가 불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초장에 잡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린벨트는 도시인의 삶의 질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확대 보존이 필요하지만 땅값 안정과 고비용구조 해소를 위해서 정부가 강력한 보존 의지를 천명하여 가격 상승을 초기에 차단해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 불안요인이 많이 겹친 해다.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철엔 으레 개발공약이 난무하고 규제완화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중앙정부는 말할 것 없고 지방행정도 느슨해지고 부동산 통제력을 상실하기 십상이다.
여기에 10년 주기설과 맞물려 있다. 지난 87년부터 폭등했던 집값, 땅값이 92년부터 잠잠해졌으나 올해는 그 10년 주기설의 첫해와 맞아떨어진다.
주가가 곤두박질을 하면서 돈이 갈 곳은 부동산 밖에 없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복합 요인과 더불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리라는 기대심리가 부풀어 오르고 있으며 벌써 앞서가고 있는 기대심리가 이미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값이 뛴 다음에 자금출처조사 같은 행정력을 동원한다지만 사후약방문격이어서 효험이 없다. 애초에 불씨를 제공하지 않는 것만이 효과적인 처방인 것이다.
고지가가 고비용구조 핵심의 하나인만큼 땅값 안정없이 경쟁력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 정치 논리에 흔들리지 않을 결연한 정부의 안정의지만이 부동산 값을 잡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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