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원, 금감원서 따로 떼낸다

금융감독원이 통합감독기구로 출범한 지 13년 만에 분리ㆍ개편된다. 소비자보호 기능은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떼어내 인사와 예산을 완전히 분리하고 나머지 금감원 조직은 기능별 체제로 바뀐다. 금소원은 이르면 내년 6월 출범한다. 이에 따라 권한과 인사ㆍ예산을 놓고 벌이던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도 어느 정도 수습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먼저 금감원 내에 금소원을 설치하기로 했다. 금소원의 인사와 예산권은 금융위원회가 갖고 금소원은 제재권은 없이 사실조사권과 조치건의권을 갖는다. 금감원의 민원처리ㆍ분쟁조정ㆍ금융교육 등 소비자보호 업무는 금소원으로 이관된다. 금소원이 금감원 내에 생기지만 인사와 예산이 독립적인 만큼 사실상 금감원이 쪼개지는 셈이다. 부원장급이 될 금소원장은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한다. 예산도 금소원이 금감원과 협의해 편성하면 금융위가 승인하는 방식이다. 업무는 금융분쟁조정ㆍ민원처리ㆍ금융교육 등을 전속적 업무로 규정해 금감원장의 지시·감독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권한에서도 사실조사권과 조치건의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높였다. 금소원이 필요한 경우 금융회사에 대해 사실조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금융위와 금감원에 건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다. 다만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ㆍ검사ㆍ제재권은 여전히 금감원의 권한으로 남겨뒀다. 금소원 설치와 함께 기능별 규제체계도 도입한다.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업권별로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점을 개선해 소비자 입장에서 동일한 기능을 하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같은 규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오는 21일 개정안을 입법예고(20일간)하고 다음달 중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의 심사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제ㆍ개정된 법안들은 국회를 통과하고 6개월 이후에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