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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수출과 내수간 연결 고리가 차단돼 경제의 확대 재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제전반의 소득격차도 확대되고 있어 내수여력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기업 최고경영자(CEO) 상대 정보 사이트인 SERI CEO에 올린 보고서에서 지난 6년간 한국경제에서 발생한 4가지 특징으로 ▦경기사이클의 단축과 경기고점의 하락 ▦경이적인 수출증가 ▦수출과 내수의 분리 ▦경제 규모에 비해 낮은 투자수준을 꼽았다. 연구소는 ‘경기사이클의 단축과 경기고점의 하락’과 관련, “한국경제는 지난 2001년 이후 약 1년 주기로 경기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특히 경기 고점이 지속적으로 하락, 과거 경기고점의 경제성장률은 8∼9%대였으나 최근에는 4%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보기술(IT)이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7.7%에서 지난해 3ㆍ4분기 16.3%로 크게 높아지면서 기존 제품에 비해 사이클이 짧아졌고 외환위기와 가계버블로 인한 충격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경이적인 수출증가’에 대해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4년 연속 두자릿수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해 2004년 수출 2,0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2년 만에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면서 “미국이 8년, 일본이 5년 걸렸던 데 비하면 어마어마한 속도”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수출과 내수의 분리’와 관련,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지만 수출의 편익이 내수로 연결되는 고리가 차단됐다”며 “외환위기 이후 수출증가가 내수확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크게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2001년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무리하게 소비를 자극해 발생한 가계버블로 가계부채가 누적된 점도 내수부진 요인”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경제의 분리화 현상은 수출과 내수뿐 아니라 업종간, 기업 규모간에도 발생하면서 한국경제는 확대 재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결과 경제전반의 소득격차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낮은 투자수준’과 관련, “최근 수년간 한국경제는 규모가 커지는 만큼 투자확대가 안됐다”면서 “2000년 불변가격 기준 설비투자는 90~97년 연평균 7.8% 늘어났지만 2000~2005년에는 연평균 1.15%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4가지 특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결의 물꼬를 내수에서 찾아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소득기반을 보다 강화해 내수여력을 확대하고 규제완화와 기업경영 여건 개선을 통해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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