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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14일] 노벨상과 발상의 전환
입력2010-10-13 14:14:58
수정
2010.10.13 14:14:58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
올해 수상자가 발표됐다. 노벨 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자 중 한 사람인 시인 고은 씨 집 앞에는 감격의 순간을 전달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아쉽게도 그의 수상은 또 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2명의 과학자가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일본은 올해 지구로 돌아온 우주탐사선 하야부사에 이은 겹경사로 기뻐하고 있다. 이로써 일본은 14명이나 노벨 과학상을 받아 기초기술에서도 선진국임을 만방에 과시했다.
수상자 하면 한 분야를 파고드는 천재를 연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일본인 다나카 고이치다. 그는 일본 도호쿠대학을 졸업한 후 소니에 들어가려다 실패해 교토에 있는 시마즈제작소에 입사했다.
전공은 전기였지만 입사 후 주어진 업무는 화학분야의 일이었다. 당시 세계 화학계는 레이저로 단백질의 무게를 측정하는 난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열에 약한 단백질에 레이저를 직접 쏠 경우 단백질이 산산조각이 나 무게 측정이 불가능했다.
이때 시마즈제작소의 봉급쟁이인 다나카가 전기 지식을 활용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당시 널리 보급된 안테나가 달린 TV는 화상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불편했다. 화상이 겹치는 현상은 벽에 반사된 뒤 뒤늦게 TV수상기에 도착하는 전파 때문에 일어난다.
다나카가 있던 도호쿠대학의 연구팀은 벽에 전파를 흡수하는 완충제를 붙여서 문제를 해결했다. 화학에 문외한이었지만 다나카는 TV의 경우처럼 완충제를 활용하면 레이저가 흡수돼 단백질을 깨뜨리지 않고도 무게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방인의 시각이 화학계의 난제를 풀었고 전기공학도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회사의 명운이 백척간두에 서 있던 1993년 IBM의 이사회는 새 CEO로 제과회사 사장이던 루 거스너를 영입했다. 그전까지 컴퓨터 회사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거스너는 회사 정상화 방안으로 기존 IT 전문가와는 전혀 다른 대안을 마련했다.
회사분할과 메인프레임 영업을 강화하는 대신 회사를 통합하고 서비스부문과 e비즈니스에 역점을 두었다. 그 결과 죽어가던 IBM ‘코끼리’는 춤을 추기 시작해 IBM은 부활했다.
새로운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사례다. 회사의 전략을 수립하며 이런 생각을 한다. “동업사 중 1위 회사를 잊고 타 업종의 성공사례를 뒤져보자.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말고 성공기업의 DNA를 이식해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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