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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새지평] 5.끝 정부·기업 협력
입력2000-06-21 00:00:00
수정
2000.06.21 00:00:00
고광본 기자
[남북경협 새지평] 5.끝 정부·기업 협력협의체 구성 정보공유 …개별진출 혼란 막아야
정상회담 기간중 남북 정상은 경협 활성화를 위한 투자보장협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과 경의선 철도 복원 등 몇가지 사항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협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제도적 장치 정비와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선, 경협재원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경협 걸림돌=북한측이 남한 기업인이 북한 상주나 체류를 엄격하게 제한해 기술지도나 직거래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위탁가공업체나 직접투자의 경우 기술자가 공장에 상주하면서 기술지도를 해야 되는데, 방북할 때마다 초청장을 받아야 해 품질관리에 애를 먹는다. 원자재나 완제품의 현장 검증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남북간에 물자를 반출입하는 교역도 중국 조선족을 통한 3각무역 방식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방북절차가 까다로운 것과 무관치 않다.
북측은 외자를 받아들이더라도 경영은 자신들이 하겠다는 생각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관료들의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도 경협의 걸림돌로 꼽힌다.
대북 투자나 위탁가공을 할때 북한의 뒤처진 인프라 부족도 어려운 점의 하나다. 남한에서 원자재를 북쪽에 공급하고 제품을 남쪽이나 제3국으로 내보내야 되는데, 철도 도로 항만 등이 열악해 물류비가 많이 든다. 최근 남포-인천간 운송비가 한국-유럽 수준에 육박한다는 조사도 나온 바 있다.
북한은 또 전략난이 심각해 산업시설 가동률이 30%에 불과한 실정이다.
투자보장협정 등 사업을 하는데 기초랄 수 있는 법적 뒷받침이 갖춰져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즉, 북한에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투자한 돈을 보호받는 장치를 마련하고, 한국과 북한에서 동시에 세금을 내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거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결제은행 및 결제통화 지정이나 청산결제 방식 도입이 필수적이다. 납기 지연이나 클레임 발생, 결제 불이행 등 허다하게 발생하는 상사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공동기구 설치도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북한이 경협재원이 없고, 개방을 달가워하지 않는 협에 추진력이 붙지 않는 요인이다.
◇경협 과제와 전망=우선 경협 활성화를 위해 북한내 법과 제도 정비, SOC 확충, 재원 조달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외자를 유치하기 위한 북한의 법과 제도 정비는 내달 남북 당국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져 연내 큰 줄기는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은 그동안 투자보장협정 등에 관해 민족 내부간 거래인만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긍정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SOC 확충부분은 경협재원을 어떻게, 얼마나 마련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정부는 남북협력기금과 대외경제협력기금 등의 기금 활용과 한전 등 공기업을 통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은 북한의 시급한 전력난 해소를 위한 무연탄 지원이나 대북 발전소 보수 및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업체들은 대북 투자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고 국제적인 환경이 조성된 뒤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특히 북미, 북일 관계개선 진전에 따라 경협이 본격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북일 국교정상화교섭은 오는 8월중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양국간 전쟁배상금 협상이 타결되면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금액의 경협 실탄을 마련하게 된다.
북일 수교는 최근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 완화에 이어 테러지원국 해제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북한의 경제빗장을 풀어 개방과 경제재건을 지원하는 대신 핵과 미사일을 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북미(北美), 북일(北日) 관계개선이 단기간에 완료될 문제가 아니므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북한에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거나 제3국 기업과동반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6/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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