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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 <중> 온정주의가 범죄 키운다

'소년범 배려' 오히려 흉포화 조장…영장발부 엄격… 기소율 20%대로 떨어져<br>학교밖 초·중등생 폭력은 사실상 방치상태


“어머니의 마음으로 판결합니다.” 전주지방법원 소년부 C판사. 법원으로 송치된 학생들의 사정을 시시콜콜 물어 판결에 반영하기 때문에 비행 청소년들에게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C판사는 자신이 직접 판결을 내린 학생들의 생활모습을 세심히 관찰하고 다른 학생들의 송치결정에 참고할 정도로 열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소년범죄 특성상 형사처벌보다는 사회봉사활동 등을 통해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고 자연스럽게 사회 재적응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법 온정주의가 소년범죄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법 온정주의 급속 확산=2000년대 이전만 해도 소년원에 수용된 원생의 범죄 유형은 절도 등 재산범죄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강도ㆍ강간 등 죄질이 무거운 청소년은 주로 소년교도소로 수감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경미한 절도 등의 범죄는 교육적 성격이 강한 소년원으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는 최근 들어 확 바뀌었다. 이상경 열린우리당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소년원에 수용된 소년범 유형을 분석한 결과 강력범죄 비율이 5년 전 10%대에서 31.3%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년범죄가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법원이 소년범에 대해 법관용을 베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법이 공개한 ‘구속영장 발부기준 5개항’에서도 소년범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의 소년범에 대한 기소율도 20%대 초반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고 소년부 송치율은 13%에 불과했다. 이는 소년범에 대한 사법 온정주의가 만연돼 있음을 나타내는 반증이다. ◇학교 밖 초등범죄 ‘사각지대’=서울 강북의 A초등학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마련을 위해 자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책임교사 1명도 배치했다. 학교폭력 발생시 자치위원회에서 조사하고 선도ㆍ보호방안을 마련, 책임교사는 예방교육 및 처리를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학교 안 폭력일 때만 그렇다는 얘기다.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초ㆍ중등생 폭력은 사실상 손도 못 대는 상황이다. 오기열 교육부 학교폭력대책팀 연구사는 “학교에서 일어난 폭력이 아닌 외부에서 발생한 일반범죄에 대해서는 사실상 교육당국이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 등도 가세해 범죄학생에 대한 과감한 징계에 대해 비교육적 처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 목소리만 높이고 있어 대안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선 교사들은 “비행 청소년들이 처벌을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에 재범을 저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년범죄를 다룸에 있어 선도가능한 측면을 더 고려해야 할지, 아니면 일벌백계식의 엄벌로 대처해야 할지를 두고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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