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1,5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설정 6년 만에 누적수익률이 500%를 넘어선 국내 주식형 펀드가 등장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펀드가 올 들어 고전하고 있는 반면 국내 펀드들은 증시 강세를 바탕으로 수익률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가 지난해의 상대적인 부진에서 벗어나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펀드들이 해외 펀드를 제치고 최고의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억원 투자해 6년 만에 6억원=10일 미래에셋운용 및 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7월에 설정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펀드’와 같은 해 2월에 설정된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펀드1’의 설정 후 누적수익률(10일 기준)은 각각 507.14%, 500.98%를 기록했다. 국내 펀드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 수익률 500%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2001년 당시 이들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후 환매하지 않았다면 현재 펀드통장에는 6억원의 잔고가 남아 있게 된다. 국내 펀드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의 두 펀드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누적수익률 300%를 넘긴 펀드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99년 설정된 ‘템플턴그로쓰주식5’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377.14%를, 2001년 설정된 ‘KTB글로벌스타주식형펀드’는 338.68%를 기록했다. 이 같은 ‘대박’ 수준의 수익률은 수년간 걸친 국내 증시의 꾸준한 성장세에 장기투자 전략이 결합돼 이뤄낸 성과로 풀이되고 있다. 권순학 미래에셋운용 마케팅이사는 “펀드에 장기투자하면 수익률이 1%만 증가해도 복리효과로 누적수익률은 몇 배로 늘어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패자’, 올해의 ‘승자’될 것=국내 펀드의 ‘선방’은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해외펀드 인기에도 불구,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성장형(주식투자비율 70% 초과)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78%를 기록한 반면 해외투자펀드(역외펀드 제외)의 평균수익률은 1.66%에 그치고 있다. 특히 장기투자를 고려한 3년 수익률도 국내 펀드(67.20%)가 해외 펀드(56.50%)를 오히려 앞서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국내 증시의 소외현상이 이제 본격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며 “이제는 수익창출의 기회가 해외보다 국내 펀드에서 더 많이 제공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펀드의 부진했던 지난해 수익률이 올해 수익률 상승의 근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매년 직전연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가만을 골라 투자한 경우의 평균 수익률은 22%, 누적수익률은 197%에 그친 반면 전년도 수익률 최하위 국가만 골라 다음해 투자한 경우 평균 수익률은 39%, 누적수익률은 903%에 달했다. 전년도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국내 펀드가 올해 최고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추가상승 기회가 많다는 점이 올해 국내 펀드 수익률 상승의 핵심근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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