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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첫승 여자프로에 배운다] 1. 마인트컨트롤
입력1999-12-13 00:00:00
수정
1999.12.13 00:00:00
김진영 기자
이들과 함께 국가대표출신으로 5년동안 무관의 설움을 달랬던 한소영, 데뷔 1년 6개월만에 정상에 오른 김영 등 새 천년을 앞두고 데뷔 첫승을 거뒀던 여자골퍼들의 승인(勝因)은 다양하다. 어떤 프로는 아이언 샷을 교정해서 우승컵을 안았고, 어떤 이는 퍼팅, 또 다른 사람은 마인드 컨트롤에 성공함으로써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생애 첫 승을 거둔 여자프로들이 어떻게 우승컵을 안게됐는지 알아봤다. /편집자주-마인드 컨트롤-한소영
『1초라도 빨리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한소영(26·휠라코리아)은 프로 데뷔후 첫 승을 거둔 파라다이스오픈(10월26~28일·클럽700CC)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홀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영미에 1타 앞선 채 마지막 홀에 섰을 때 10㎙가 넘는 내리막퍼팅을 남겨둔 한소영. 이영미선수는 보기로 이미 경기를 마친 상태였다. 파만 세이브하면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첫 퍼팅이 홀을 7㎙나 벗어나 파 세이브도 어렵게 됐다. 집어 넣지 못하면 연장전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소영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금 크게 쳐서 오르막 파 퍼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어드레스를 하고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넣거나 최대한 붙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잘못이었어요.』 한소영은 볼이 홀을 지나 7㎙나 굴러간 것은 순전히 욕심을 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힘이 빠지면서 「신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스타일대로 라인을 한번 보고 최대한 리듬을 살려 스트로크를 했는데 이번에는 들어갔어요.』
짧지만 지금까지 지낸 어느 순간보다 길었던 그 2번의 퍼팅동안 한소영은 「마인드 컨트롤의 실패와 성공」을 동시에 경험했다고 말했다. 첫 퍼팅때 붙이자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으면 쉽게 우승할 수 있었는데, 너무 욕심을 내 아주 힘겨운 파 퍼팅을 해야만 했다는 얘기다.
한소영은 『프로골퍼들은 퍼팅이 곧 돈이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기가 매우 어렵다』며 『최대한 여유를 갖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목표를 아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18홀 스코어가 아니라 지금 서 있는 홀의 타수를 생각하고, 홀의 타수보다는 지금 샷을 어디에 보낼 것인지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한소영은 『벙커 턱이 높은데도 굳이 롱 아이언을 꺼내드는 아마추어골퍼들은 대부분 이 홀에서 파를 잡겠다, 혹은 오늘은 몇 타를 쳐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단순히 다음 샷하기 좋은 곳에 볼을 떨구겠다는 것만 생각하면 롱 아이언을 잡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라운드중 마음에 안드는 샷을 하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내에서 화를 내도 좋다』는 것이 한소영 프로의 생각이다. 억지로 감정을 누르면 스트레스가 쌓여 쉽게 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프로는 퍼터를 한번 때린다거나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짜증섞인 말을 내뱉는 등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프로는 『믿는 구석을 마련해 두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전했다. 라운드중 한번씩은 OB가 나는듯했다가 바운드돼 페어웨이에 볼이 떨어지는 식의 행운이 있다. 골프장에 가는 길이나 라커에서도 평소 자기가 좋아하는 색이나 번호판, 사람 등등 행운의 상징으로 여길만한 것들을 찾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좋은 스코어의 징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프로는 『그러나 절대 나쁜 징조를 만들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징크스는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며 『미스 샷을 내거나 더블보기를 했을 때 「거봐, 이 클럽만 잡으면 이렇단 말이야」하는 골퍼와 「이번 라운드에 낼 미스 샷을 벌써 냈으니 이제 좋은 샷만 나오겠군」하는 골퍼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나쁜 일도 뒤집어 좋게 생각하는 습관이 곧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습관은 필드에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평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음악이나 책을 이용해 집중력을 높이며, 긴장이 심할 때는 껌을 씹는 등의 방법을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한소영 프로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뭐든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는 습관이 마인드 컨트롤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 아마골퍼 실패 이유
한소영 프로는 아마추어골퍼들은 『거리에 대한 욕심만 내지 않으면 절반은 성공한다』고 말한다.
프로암대회때 거리에서 프로골퍼를 이기려 한다거나 「피칭으로 140야드를 날린다구」하면서 허풍을 떠는 골퍼들은 대부분 정확도가 떨어지고, 거리 욕심 때문에 십중팔구는 미스 샷을 내고 만다는 것이 한소영 프로의 분석이다.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습장에서 온 힘을 다해 칠 때의 거리를 자신의 실제 거리로 판단하는 것은 착오라는 설명이다. 필드에 나섰을 때에는 스탠스가 좋지 않거나 추워서 몸통회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각종 이유때문에 거리가 줄어든다.
따라서 최대한 여유있게 칠 때 나온 거리가 자신의 실제거리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한프로의 충고다.
한프로는 또 포기할 줄 모르는 것도 아마추어골퍼들의 고질병이라고 말했다.
깊은 러프에 볼이 빠졌는데도 반드시 파를 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무리하게 롱 아이언을 잡았다가 더블보기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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