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1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감소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9억7,000만달러로 전월(49억3,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에 대한 배당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 때문이었다. 규모는 줄었지만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흑자기조는 15개월째 이어졌다. 한은은 5월에도 1~4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엔저 영향이 직접 나타나는 여행수지를 제외하고는 예상보다 엔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엔저영향을 국내기업이 흡수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35억9,000만달러로 전월(41억6,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4월 수출은 475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8% 늘었고 수입은 439억7,000만달러로 0.2% 줄었다. 정보통신기기, 화공품, 반도체 수출은 증가했고 선박ㆍ석유제품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ㆍ동남아 수출이 많아진 반면 일본ㆍ중남미는 쪼그라들었다.
서비스수지는 지적재산권사용료ㆍ사업서비스수지 등이 개선되면서 흑자 규모가 3월 9억1,000만달러에서 4월 14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으로 적자 규모가 전월 2억2,000만달러에서 지난달 10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이전소득 수지는 2,000만달러 흑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유출초과 규모가 전월 67억9,000만달러에서 4월에는 25억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직접투자는 외국인투자가 늘면서 3억달러 유입초과로 전환됐고 증권투자는 해외증권 투자가 줄어든 탓에 19억2,000만달러로 유출초과 규모가 3월보다 줄었다. 금융기관 대출이 확대되면서 차입규모는 53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0억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김 국장은 "일각에서 불황형 흑자라고 하는데 현재는 환율급등으로 수입물량 감소가 수출물량 감소보다 크게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구조가 아니다"라며 "불황, 흑자는 맞는데 불황형 흑자라고 하긴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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