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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이 지난 2ㆍ4분기에 18조원가량을 빌려 대부분 증시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이 보수경영에서 벗어나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ㆍ4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2ㆍ4분기 중 개인들의 금융기관 차입금 증가액은 18조580억원으로 전분기 증가액 9조42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유가증권 운용 규모는 16조7,440억원 늘면서 전분기 증가액 4조5,620억원의 네 배에 이르렀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이 가운데 펀드 등 수익증권 운용 규모는 10조6,150억원 늘어나 지난해 1ㆍ4분기의 12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식투자 자금도 전분기보다 5조4,160억원 늘었다. 박천일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개인의 차입금 일부는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으로도 흘러갔겠지만 대부분 증시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의 자금운용 규모에서 자금조달 규모를 뺀 자금잉여 규모도 18조9,000억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3ㆍ4분기의 19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ㆍ4분기 개인 부문 금융부채는 69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7% 증가했다. 통계청이 추계한 지난해 말 인구(4,829만7,184명)로 나눠보면 1인당 빚은 1,447만원이다. 한편 기업들의 차입경영도 살아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ㆍ4분기 중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는 32조8,000억원이었다. 전분기(24조2,000억원)보다 8조6,000억원 더 늘어난 것으로 1975년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이다. 박 팀장은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설비투자는 더 늘면서 자금부족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부문 자금운용 규모는 21조780억원으로 전분기의 19조3,640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조달 규모는 53조8,78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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