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미국 반도체 회사인 샌디스크와 손잡고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톱 기업에 도전한다. 21일 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플래시 제품에 대한 특허 라이선스 및 제품 생산ㆍ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차세대 고용량 메모리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x4 제품을 포함해 메모리 제품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스템 솔루션 판매를 위한 합작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하이닉스와 샌디스크는 상반기 내 투자협상을 마무리짓고 5대5 비율로 투자해 합작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간다. 제품 생산은 하이닉스에서 맡을 계획이며 기존 하이닉스 플래시라인이 있는 청주공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x4 기술이란 한 셀당 4비트를 저장하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기술. 낸드플래시는 내부에 수십만 개의 메모리 셀로 구성돼 있으며 메모리 셀당 1비트를 저장하는 방식을 싱글레벨셀(SLCㆍSingle Level Cell), 2비트를 저장하는 기술을 멀티레벨셀(MLCㆍMulti Level Cell)이라고 부른다. 현재는 MLC까지 상용화된 상태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같은 공정에서 동일 용량의 제품을 제작할 경우 SLC 제품과 비교해 셀 개수가 4분의1로 대폭 줄어들게 돼 제조원가가 절감될 뿐만 아니라 고용량 모바일용 플래시 메모리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독보적인 x4 기술을 보유한 샌디스크와 x4의 공동개발, 생산 및 판매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으로 낸드플래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큰 x4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이 하락하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고용량 플래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도 셀당 2비트 이상 저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비트 셀을 개발할지, 그 이상을 개발할지 연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의 제휴에 앞서 오랜 골칫거리였던 도시바와의 특허분쟁도 상호 라이선스와 D램 판매계약으로 마무리했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시바가 D램을 생산하지 않는 만큼 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모바일용 멀티 칩 패키지(MCP)에 들어가는 D램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전략기획실 전무는 “이번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불필요한 논란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됐으며 x4 기술 개발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