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사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30일 취임식을 가진 후 숨 가뿐 날들을 보내고 있다.
2014년의 마지막 날에는 고객 250쌍을 초청한 '재야음악회'에 참석, 자정 넘게 고객과 함께했다. 새해 첫날에는 임원들과 함께 우리은행 여자 농구단의 경기를 관람했으며 창립기념일이었던 2일에는 새벽같이 대한천일은행(우리은행 전신) 은행장이던 영친왕의 묘소가 있는 홍유릉을 방문하는 등 일정이 빼곡하다.
바쁜 일정에도 이 행장이 우선적으로 챙겼던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은행장 집무차의 번호를 바꾼 일이다.
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취임 직후 은행장 집무차 번호를 '1899'에서 '1050'으로 바꿔 달았다.
1050은 아시아 10위, 글로벌 50위 은행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라는 전언이다.
1899는 1899년을 의미하는 숫자로 우리은행의 전신 대한천일은행의 설립연도를 의미한다.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이 번호를 우리은행의 뿌리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차에 걸어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임 행장은 은행과 지주사 통합 작업 시 존속법인을 대한천일은행의 역사적 뿌리를 갖고 있는 우리은행으로 하고 싶어 했다. 1899년의 은행 역사가 13년의 지주역사에 묻히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신임 행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은행을 이끌어갈 비전을 자동차 번호판에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읽힌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116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경제에 힘이 되는 강한 은행으로 발돋움해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얻고 민영화도 성공적으로 이루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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