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용어이면서도 가장 흔하게 접하는 용어가 ‘촉매’ (觸媒ㆍcatalyst)다. 남북화해의 촉매 역할, 동북아협력의 촉매, 주가 상승의 촉매 등 촉매란 말은 신문 곳곳의 제목을 장식한다.
촉매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접촉하여 맺어준다’는 의미이다. 화학반응에서 직접 반응하지 않으면서 반응에 영향을 끼치는 물질을 말한다. 촉매의 역할이 남자와 여자(화학물질)를 결혼(화학반응)에 골인하게 해 자식(석유화학제품)을 낳게 한다고 본다면 촉매는 화학의 중매쟁이인 셈이다.
촉매의 원리를 가장 쉽게 보여주는 실험은 과산화수소에 망간 막대를 꽂아서 산소를 분리해내는 실험이다. 이때 사용되는 망간막대가 촉매의 역할을 한다. 촉매의 원리를 이용한 예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밥을 먹고 소화가 되도록 도와주는 소화 효소도 촉매의 일종이고, 메주를 담글 때 사용하는 곰팡이나 누룩도 촉매 역할을 한다. 또, 공기를 정화해주는 촉매, 연료를 절감해 주는 촉매 등 다양한 촉매 기술이 실생활에서 사용되고 있다.
석유에서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촉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석유화학의 기초인 에틸렌을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제품을 만들 때 촉매는 에틸렌이 가지고 있는 활성화 에너지의 반응 속도 등을 조절해 하나의 원료에서 출발해 전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촉매를 석유화학공정의 핵심기술이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자료협조=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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