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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대는 대한생명 처리

대한생명 매각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미적대고 있다. 대한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인수포기의사를 밝힌 이후의 일이다. 김 회장이 생명보험업의 미래 사업성까지 언급하며 인수포기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져 인수포기가 상당히 구체성을 띤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화측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국제관례를 어겨가며 가격기준을 3차례에 걸쳐 변경하면서 매각 가격을 올린 데다 한화의 인수자격을 시비하는 것에 크게 반발해 왔다. 그리고 가격기준 변경으로 당초 예상가격 1조원 선에서 수 천억원을 더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여 한화로선 가격협상이 중요한 사안이 됐다. 한화그룹이 인수를 포기 할 경우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하는데 만 수개월이 소요돼 현 정부 임기 내에 대한생명의 매각을 매듭짓는 다는 당초의 목표는 무산되고 부실기업정리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한화가 포기할 경우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인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나 부실은행에 부실 보험사를 인수시키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같은 부실기업처리의 지연은 절차상의 문제점 외에도 매각 이후에 불거질지도 모르는 헐값ㆍ특혜매각 시비에 따른 책임문제에서 상당 부분 비롯되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빈번하게 파행 운영되고 있는 것이 그 점과 무관하지 않다. 공자위는 현재 5명의 민간측 위원 가운데 1명은 사퇴했고 위원장과 위원 1인은 사의를 표명해 3명이 유고 중이다. 공자위의 이 같은 대거 유고사태는 공자위의 업무가 대부분 '잘해야 본전'이고 사후책임의 부담만 큰 것들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부실기업 매각은 공적자금의 회수와 관련된 것인 만큼 매각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 심사를 꼼꼼히 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지나쳐 원매자의 매입의사를 꺾고 협상을 깨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곤란하다. 아울러 정부는 공자위 위원들의 의결행위에 대한 면책 범위를 명확히 해주고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민간 위원들에게 권한도 없이 책임만 지우는 들러리식으로 공자위를 운용할 바엔 차라리 공자위를 없애고 정부의 전적인 책임하에 부실기업 정리를 추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대한생명 외에 서울은행 매각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 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정부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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