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주가 코스닥 강세 행진에 뒤늦게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헬스케어·바이오·핀테크주의 코스닥 선두경쟁에 가려져 있던 엔터테인먼트주가 전면에 나설 실탄은 연기금이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를 하는 연기금이 헬스케어·바이오·핀테크주가 아닌 엔터테인먼트주들을 연초부터 대거 사들인 데 주목해야 한다"며 "연기금 순매수 금액이 높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엔터테인먼트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연초 이후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2,6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6억원을 순매도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연기금이 이날까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CJ E&M(311억8,300만원), 에스엠(041510)(227억5,500만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212억2,600만원), NEW(85억4,800만원) 등 엔터테인먼트주가 4개에 달한다.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으로 넓히면 미디어플렉스(086980)·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로엔(016170) 등도 명단에 들었다.
연기금의 선택을 받은 일부 엔터테인먼트주의 주가 흐름도 연초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예기획사 에프엔씨엔터는 36.80%나 급등했으며 영화배급사 NEW(27.7%), CJ E&M(18.3%) 등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엔터테인먼트주는 지난해 실적도 좋았다. 특히 에프엔씨엔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8.5%나 급증한 115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21.08% 늘어난 600억7,200만원을 나타냈다. 로엔도 영업이익이 56.61% 증가한 584억9,300만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27.99% 늘어난 584억9,300만원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85% 늘어난 234억5,700만원을 나타냈다.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는 영업이익이 78억9,1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매출액은 27.91% 늘어난 888억5,100만원을 기록했다. 서동필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주가 일종의 테마성으로 등락을 거듭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올해부터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의 청사진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5개사(미디어플렉스·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스엠·로엔·에프엔씨엔터)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9.65%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플렉스는 최근 개봉한 영화 '강남 1970'과 '조선명탐정2'의 배급사로 '강남 1970'은 올해 개봉한 작품 중 처음으로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질주를 이어가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디어플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99.21% 급증한 106억원, 매출액은 74.07% 늘어난 1,253억3,300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디어플렉스의 주요 배급작이 연초부터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에프엔씨엔터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2.29% 늘어난 129억3,300만원, 매출액은 9.70% 늘어난 65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소속 걸그룹 'AOA'의 인지도 상승을 비롯해 광고수익 증가, 일본 방송시장 진출, 그리고 중국 매출이 더욱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FT아일랜드와 CNBLUE의 중국 콘서트가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20건에 달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AOA' 'N.FLYIN' 등이 국내외에서 팬덤을 확보하고 있어 관련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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