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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보자”인력 무차별 감축(IMF구제금융폭풍 재계 생존전략)
입력1997-11-27 00:00:00
수정
1997.11.27 00:00:00
채수종 기자
◎한라중 발표 이어 타그룹서도 속속 착수/“쇼크 본격화땐 실업자 100만명 될수도”『부서 나이 직종에 관계없이 전원이 감원대상이다. 예외는 단 한사람도 없다.』
강경호 한라중공업부회장이 25일 전임직원의 절반인 3천여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또 『최선을 선택할 수 없다면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택할 수 밖에 없다』며 감원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한라가 일시에 3천명이 넘는 인원을 줄이겠다는 발표는 「3천명의 실업자」를 연상시키는 한편 「IMF경영」에서 대량실업이 본격화된다는 불길한 징후로 받아들여지면서 전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경악」으로 다가서고 있다.
IMF 구제금융 시대에 필연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조직축소와 「인력감축」에 어떤 사람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용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과 가정불화와 가계의 파산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는 대량실업에 따른 경제악순환세수차질과 조세마찰 증가사회불안심리와 범죄의 증가사회계층간 갈등 및 위화감 조성등 실업이 초래하는 여러가지 병리현상이 현실화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삼성그룹도 26일 조직의 30%를 축소하고, 한계사업 정리, 대대적인 경비절감 계획을 발표하면서 더욱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승림비서실 전무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되 인력감원은 최소화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고 밝혔지만 임직원 감축작업은 이미 본격화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의 비상경영체제는 더이상 감원의 예외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면서 국민적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인사가 단행되기 전인데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써비스, 한화그룹, 쌍룡자동차, 쌍룡양회, 기아자동차등 많은 기업에서 감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상태라면 올해말에서 내년초에는 「실업대란」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영배 경총상무는 『우리경제의 위기는 20∼30%의 유휴인력과 오랫동안 실시된 능력이상의 임금인상이 원인이다』며 『임금삭감이나 인원감축을 하든지 둘다 병행을 해야할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침체속에 IMF쇼크까지 겹쳐 실업자의 증가는 필연적이며 어느 것을 선택하든 실업을 막을 수는 없다』며 『지금은 실업감소 대책보다는 실업기간 단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및 정부 관계자들은 『IMF구제금융의 경영이 본격화되면 최근의 실업사태는 단지 출발점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신탁통치가 본격화되면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성장률 하향조정, 긴축재정 등으로 노동시장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에서는 IMF의 쇼크가 본격화되면 현재 2.3%선의 실업률이 내년에는 4.0∼5.0%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면서 「실업자 1백만시대」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95년 IMF 등으로부터 5백억달러를 지원받은 멕시코는 초긴축정책으로 자금지원 6개월만에 1백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고급인력의 실업시대도 심화될 전망이다. 기업의 임원감축과 함께 잉여인력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금융권과 공기업, 정부교체에 따른 공직축소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기 때문. 선진국과 같은 실업대책이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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