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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쓸때는 쓰자"
입력2000-12-28 00:00:00
수정
2000.12.28 00:00:00
"돈, 쓸때는 쓰자"
소비위축, 생산·소득 감소…경제 악순화 우려
'건전한 소비를 살리자', '쓸 때는 쓰자'
지나친 소비위축이 가뜩이나 불투명한 내년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소득이 줄어드는 것보다 소비지출을 더욱 줄이고 있어 소비감소- 생산감소- 소득감소- 소비 재감소- 생산 재감소 등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속으로 빠져 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건전한 소비 장려를 위한 사회분위기와 경제주체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8일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하강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적정한 소비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가 90년대 이후 줄곧 침체중인 일본경제와 마찬가지로 장기 디플레이션 속으로 빠져 들 것으로 우려됐다.
이 같은 소비심리 위축은 크게 ▦증시 침체에 따른 부(負)의 자산효과 ▦환율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의 악화 ▦외환위기ㆍ구조조정을 경험한 학습효과에 따른 지나친 소비계획 축소 등 3가지 요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년도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 7.4%의 절반 수준인 3.7%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소비진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의 소비 위축은 주가하락, 실업증가 등에 따른 소득 감소 및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심리로 인한 측면이 강하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데 있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과거 소비는 경기 상승시에는 소득증가율에 비해 소비증가율이 낮고, 경기하강기에는 소득하락률에 비해 소비하락률이 낮아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거나 냉각되는 것을 막는 경기완충역활을 했다"며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소비패턴은 이런 완충역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는 전체 국내 총생산(GDP)의 50~60%를 차지해 투자, 수출입 등 다른 변수에 대해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소비 감소에 따른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다음달 혹은 내년에 가격이 더 싸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구매를 연기하고 이 경우 생산이 줄어들어 고용 및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요감소와 가격하락을 부채질 하게 된다.
쓸 때는 써야 소득재분배 및 생산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또 세수증대를 통해 경기진작과 구조조정의 여력도 확대시킬 수 있다. 지나친 호화ㆍ사치소비는 문제지만 건전한 소비는 권장되는 방향으로 사회분위기를 바꾸어야만 경기연착륙과 원활한 구조조정이 가능해진다.
이웃 일본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소비감소에 따른 경기후퇴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경제는 물가 및 자산가치 하락 등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속에 빠져 있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지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사상 최대인 1.0% 하락했고 이를 반영하듯 가계 지출도 2.3% 감소했다.
온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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