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 (MERS·메르스) 여파로 2·4분기 해외여행객은 줄었지만 개개인의 씀씀이는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일 한국은행의 ‘2·4분기 거주자 카드 해외 사용실적’을 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 분기 445만 명으로 전 분기(470만 명)보다 5.3% 감소했다. 메르스 사태로 일본·대만 등의 검역이 강화되고 비행기 내 전염 가능성 탓이다. 내국인 출국자 수가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1년 만이다.
하지만 카드 해외사용실적은 오히려 늘었다. 2·4분기 33억 2,000만 달러로 전 분기(32억 1,000만 달러)보다 1억 1,000만 달러(3.3%) 불어났다.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용한 카드장수도 942만 장으로 전 분기 (892만 장)보다 50만 장 (5.6%)이나 늘었다. 이 역시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유학과 어학연수를 포함한 해외 여행지급 총액은 60억 5,000만 달러로 이 중 카드로 낸 금액이 54.9% 정도인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사용카드 종류별 사용비중은 신용카드가 72.4%로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늘었다. 반면 체크카드(23.2%)와 직불카드(4.4%)는 사용비중이 각각 0.8%포인트, 0.7%포인트 감소했다.
메르스로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결제한 카드 금액도 줄었다. 2·4분기 27억 3,000만 달러로 전 분기(27억 6,000만 달러)보다 소폭(3,000만 달러)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억 9,000만 달러(6.4%) 줄었다. 전년 동기로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이 줄어든 것은 2007년 3·4분기(-3.3%) 이후 7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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