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당초 지난 7월 초 개최할 예정이었던 양국간 쇠고기 수입협상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협상 준비를 위해 지난 2월 캐나다에서 발생한 17번째 광우병 소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포함한 가축위생 현황자료를 요청했고, 캐나다측은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역학조사 결과 파악이 지연되고 있다"며 "캐나다가 일부 부담스러워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캐나다측 자료가 오는 대로 전문가그룹, 생산자,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사전 검토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협상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당초 캐나다는 조금이라도 빨리 한국 쇠고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동시에 양자협상을 요청했고, 우리측은 WTO 분쟁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 수용 의사를 밝혔다. WTO 패소는 자칫 더욱 불리한 조건으로 시장 개방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쇠고기 수준의 개방을 원하는 캐나다와 광우병 발병(17건)이 미국(3건)보다 많아 미국산 쇠고기보다 광우병위험물질(SRM) 범위를 넓게 잡을 방침인 우리 정부 사이의 갭도 존재해 양자협상 타결도 상당히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WTO 패널 2차 협의가 9월부터 시작되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양자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WTO 최종 판정은 내년 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양측의 눈높이가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 데 시간을 끌만큼 끌어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산 쇠고기는 광우병 발생으로 2003년 5월부터 수입이 전면 중단됐고, 캐나다는 2007년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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