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가계 주택담보대출(303조원)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집단대출이 집값 하락으로 부실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높은 분양가→집값 하락→입주거부→시행ㆍ시공사 도산→금융부실 등의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집단대출 단지 가운데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30%나 더 비싸진 단지도 두 곳 중 한 곳에 이르러 주택가격 회복 없이는 부실이 점차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빚에 대한 암울한 분석은 이날 한은이 내놓은 '부채경제학과 한국의 가계 및 정부부채' 보고서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현재 가계빚 수준(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빚 순환변동치)은 임계치인 1.31에 근접한 1.18(2011년 2ㆍ4분기 기준)이다. 또 총소득 중 부채에 대한 이자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이자상환비율도 2.72%로 임계치(2.51%)를 넘어섰다. 소비위축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부부채 전망은 더 암울하다. 20년 뒤에는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수준으로 뛰어올라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상황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던 재정마저 한계상황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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