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거래소에서 분리해 시장감시위원회처럼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코스닥시장본부장 겸 위원장 인사권이 거래소에서 금융위원장으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지 4년 만인 지난해 내부출신 으론 처음으로 등기임원에 선임된 최홍식 코스닥시장본부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최 본부장이 외부인사로 교체되면 거래소 등기임원 7명은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지게 된다.
16일 금융위 한 관계자는 “코스닥위원회 운영방향은 시장감시위원회가 롤 모델”이라며 “위원장 인사권도 시감위처럼 금융위가 가져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거래소 이사장이 갖고 있었던 코스닥시장본부장 겸 위원장 인사권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으로 넘어가고, 현 최 본부장은 관료출신 인사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위원회의 독립성과 역할을 강화하려면 거래소 출신 인사가 아닌 외부인사이면서, 금융당국과 원활히 교감할 수 있는 관료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닥시장본부장 겸 위원장을 비롯해 거래소 내 경영지원ㆍ유가증권시장ㆍ파생상품시장본부장 등 부이사장급 고위임원은 이사장이 직접 선임하지만, 시장감시본부장 겸 위원장만은 이사장 제청을 받아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시장감시라는 업무의 특성 상 거래소와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 김도형 시감위원장 역시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지난 2011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임명했다.
거래소는 가능한 채널을 총동원해 금융위의 의중파악에 나서는 등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공공기관 지정 이후 단 한 명의 내부출신 등기임원을 배출하지 못하다 지난해 최 본부장이 선임됐는데 이마저도 1년 만에 다시 내놓게 될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내부출신 고위임원을 배출하지 못해 외부에서 ‘7대0 인사’라는 조롱까지 당할 정도였다”며 “그나마 지난해 최 본부장이 선임돼 위안이 됐는데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흔들릴 처지에 놓이니 참 답답하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여기에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봉수 이사장의 거취와 더불어 이미 임기가 끝난 진수형 경영지원본부장, 김진규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 시감위원장 등 고위직 인사도 맞물려 있어 그야말로 ‘인사 소용돌이’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4일 신임 노조선거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유흥렬 위원장이 새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돼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인사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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