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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협상 전향적으로 바뀌나

美 농민연합 회장 "꼭 완전개방 안해도 된다" 밝혀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요구하던 미국측 자세가 전향적으로 바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측의 입장이 강경한데다 무리한 요구로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기 보다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외교통상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스톨맨 미 농민연합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잇달아 면담을 갖고 쇠고기 시장 개방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를 전달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서 원활하게 판매되고 있어서 꼭 완전개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물론 맥스 보커스 미 상원의원과 같이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압력을 요구하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한데다 농업을 대변하는 농민연합이 FTA에 대해 호의적인 자세를 보이는 만큼 이를 미국의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다소 지나친 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광우병 우려로 꼭꼭 문을 걸어 잠근 대만, 중국, 일본 등의 주변국 보다는 우호적인 우리측 자세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국 농무부가 최근 발표한 '가축 및 육류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한국으로 수출된 미 쇠고기는 모두 5만7,409톤(1억2,656만파운드)로 지난해 상반기 2만8,152톤보다 103.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한 해 동안 한국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6만3,817톤)의 90%에 달한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에 만족하면서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문제를 내세워 한국 소비자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농무부 관계자는 최근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이 한미FTA 의회 비준동의의 전제조건이 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측의 입장도 강경하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대해 "그 동안 진행돼 왔던 한미 FTA 추진 상황과 별도로 쇠고기 수입에 관한 위생조건문제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면서 "수입범위 확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회 심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안전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상교섭본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한미FTA와 관련해 '더 많은 양보(more concessions)'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보도해 논란을 일으킨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최석영 FTA교섭대표는 "우리 입장이 바뀐 것은 없으며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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