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양돈·양계 관련주가 주목 받고 있다. 서민이 즐겨 찾는 삼겹살은 나들이 수요가 몰리는 7~8월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평년과 달리 봄부터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돈주는 이달 들어 3월 대비 30% 넘는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대체재 성격이 짙은 양계주 역시 덩달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미돼지 수의 인위적 감축과 아기돼지 설사병(PED) 등이 겹쳐 현재의 돈육 가격 상승 흐름은 8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양돈·양계주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삼겹살(냉장) 100g당 가격은 3월을 기점으로 급등하고 있다. 1월과 2월 평균 가격이 각각 1,605원과 1,601원이었던 삼겹살은 3월 들어 1,833원으로 뛰더니 4월에는 1,929원으로 이미 지난해 여름 성수기 때 최고 가격(1,830~1,917원)을 훌쩍 넘어섰다. 삼결살 가격은 5월에는 1,980원, 6월 2,032원 등으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쯤 되면 서민 식품이 아닌 '금겹살'이라 불릴 만하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가격 급등으로 돼지고기를 식탁에 올리기는 힘들어졌지만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돈육가격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관련주가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돼지 농가의 산지 가격 안정을 위해 새끼 낳는 어미 돼지 수를 줄였고 최근 돼지설사병 유행으로 새끼돼지 수도 전년 대비 줄었다"면서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으로 삼겹살 값 급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캉스 시즌이 끝나는 8월 말까지 돈육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찾아보라는 얘기다.
실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양돈주 주가를 삼겹살 값이 급등하기 직전인 3월 초와 이날 종가로 비교해보면 최고 30%가 넘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선진(136490)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50원(0.43%) 하락한 3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월 초 대비로는 36.86%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이지바이오(035810)는 같은 기간 35.97%, 돼지고기 브랜드 하이포크를 소유한 양돈용 배합사료를 생산업체 팜스코(036580)는 9.91%의 상승률을 각각 보였다.
롯데푸드·CJ제일제당 등 캔햄과 냉장햄 등을 만들어 파는 식품업체도 주목해볼 만하다. 이들 업체는 돼지고기 가격 인상에 따라 관련 상품 가격을 올렸거나 내달 중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돼지고기 값 인상은 마니커(027740)·하림(136480) 등 양계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닭고기는 돼지고기와 대체재 관계로 최근 삼겹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닭고기 쪽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니커와 하림은 이날 모두 전날 대비 하락 마감했지만 3월 초 주가와 비교할 때 각각 15.46%, 11.69%의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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