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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림 경고문구

담뱃갑 표지에는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고 써 있다.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19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판매할 수 없다는 문구도 들어 있다. 술병에도 마찬가지이다. 지나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며 특히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해친다고 했다. 이런 경고문구를 붙인 다음 담배나 술이 덜 팔린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담배와 술의 소비는 증가일로(增加一路)이고, 청소년들의 흡연과 음주를 크게 걱정하는 얘기가 사방에서 들릴 뿐이다. 신용카드회사들이 앞으로 새로 발급하는 카드의 표면에 "과소비를 자제하고 신용카드를 바르게 쓰자"는 문구를 표시해 넣기로 했다고 한다. 담배나 술의 경우처럼 무분별한 카드사용에 주의를 환기시키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그런 문구를 써넣었다고 해서 과소비가 자제되고 무분별한 카드사용이 억제될 수 있을 것인가. 눈가림같이 보일 따름이다. 전시행정에 길들여진 발상이 해 가는 일이라고나 할까. "웃기는 소리 그만하라"는 말이 어디에선가에서 들려오는 듯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카드회사들은 그 동안 회원확보에 열을 올려 왔다. 10만 명의 모집인이 동원되고, 비용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마구잡이 신규회원 유치에 치중했다. 그 결과 3월 말 현재 카드발급이 9,605만 장에 이르렀다. 지난해보다 52%가 늘어난 것이고, 경제활동인구 한 사람이 4.3매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카드회사들은 본업인 대금결제보다도 현금장사에 재미를 붙였다. 현금서비스 카드론등 현금대출이 3월 말 현재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 비해 62.7%가 급증한 것이다. 현금대출의 업무비중도 63.83%나 차지한다. 현금대출은 카드회사의 달러 박스이다. 5%대의 초저금리시대인데도 현금서비스는 20% 안팎의 고율 수수료를 매긴다. 카드회사들이 고리(高利)의 돈장사로 흑자질주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문제는 카드 빚을 제때에 갚지 못하는 신용불량자가 해마다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3월 말 현재 카드신용불량자가 110만명에 이르렀다. 일단 신용불량자로 기록되면 정상적인 은행대출이 원천봉쇄된다. 어쩔 수 없이 이들은 카드 빚을 갚기 위해 다른 카드 빚을 쓰는 돌려막기를 하다가 안 되면 파산하거나 고리대금 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빚에 몰린 나머지 어떻게 되는가는 우리가 일상 목격하는 일이다.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하자는 말들만 요즘 무성하다. 김용원(도서출판 삶과꿈 대표)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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