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 도전 하고파” 방한공연 중인 피아니스트·작곡가 이루마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아직 앳된 모습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이루마(28)는 4만 여명의 여성팬을 몰고 다니는 공연계의 귀공자다. 이루마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좋아해주는 만들고 연주하는 대중음악가”라며 “인기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대중음악가의 역할이자 숙제”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드라마 ‘겨울연가’가 방영된 후다. 극에 삽입된 ‘When the love falls’는 샹송을 편곡한 곡으로 중ㆍ장년층의 귀에는 대학시절 주먹을 불끈 쥐고 불렀던 ‘5월의 노래’의 멜로디를 떠오르게 했고, 젊은 층은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음악으로 받아들였다. 그의 음악은 가요공연과 클래식 공연의 중간정도에 있는 감상하기 쉬운 음악(easy listening)으로 듣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준다. 굳이 다른 해외 뉴 에이지 음악가들과의 차별점을 꼽으라면 한국적이면서 즉흥적인 콘서트가 그의 매력일 것이다. 2002년 처음 무대에 선 그는 잔잔한 피아노 연주에 곁들여진 이야기로 젊은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따뜻한 그의 이야기는 여성 관객들을 영화 주인공이 되게 했고 그의 연주는 주인공을 위한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이제 그의 콘서트는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인기공연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올해도 10여 차례 순회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11일 계획됐던 예술의 전당 콘서트는 일찌감치 매진돼 기록을 이어갔다. 쉽고 편안하다는 색깔로 국내 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이루마의 음악적 영역은 생각보다 넓다. 런던대 킹스컬리지에서 현대음악 작곡가 해리슨 버트위슬에게 배운 그는 성악, 기악곡,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최근에는 클래식 프로젝트 그룹 ‘MIK 앙상블’을 위해 현대음악 ‘하이네를 위하여’를 작곡하기도 했다. 비정규 앨범인 'Ruma's Another Society'에서는 전자음악으로만 된 곡을 담았다. 국악에도 관심이 깊다. 조선시대 군악인 ‘길군악’에서 모티브를 따 작곡한 클라리넷ㆍ피아노ㆍ바순을 위한 곡은 아예 제목을 ‘길군악’이라고 정하기도 했다. 이루마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아직은 내 색깔을 단정짓기에는 이르죠. 기회가 되면 록 그룹 프로듀싱도 해 보고 싶고 뮤지컬 곡도 작곡하려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의 가슴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곡을 작곡하는 음악가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2/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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