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15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인 전략기획책임자(CSO·Chief Strategic Officer) 30여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새로 조직해 다음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허민회 지주사 대표 직속인 이 협의체는 매달 한 차례 회의를 열고 이 회장의 부재 이후 크게 위축된 계열사의 전략기획 역량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지주사와 각 계열사 간 전략공유 및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는 이 회장이 그룹 전반의 전략을 컨트롤하고 틀을 잡았지만 지난 6개월간 이 회장의 부재로 사실상 기업 역량을 집중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계열사 단위로는 큰 그림의 전략수립 및 문제 해결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라며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전략들을 그룹 차원에서 하나로 꿰어 미래를 이끌 신수종 사업 발굴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CJ는 협의체 운영을 통해 최우선적으로 경영 내실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J그룹은 지난해 7월 이 회장이 구속된 후 수익성 악화와 성장 차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하반기에 크게 감소해 연간 목표치의 70% 달성에 그쳤다. 매출도 목표로 한 30조원 돌파에 1조5,000억원 미달했다. 이에 따라 협의체는 △사업 전반의 수익성 분석 △비효율 제거 △글로벌 진출 확대 △고객의 니즈 파악 △벤치마킹 프로그램 발굴 등에 관한 전략 수립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내실 경영을 강화함으로써 '현금 흐름(Cash Flow) 경영'을 정착시킨다는 복안이다. 손경식 CJ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창의와 혁신으로 낭비를 제거함으로써 수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자금의 효율적인 관리로 경영 안정성을 제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그룹의 위기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그룹 차원의 전략기획 수립 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과 실행력을 높이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