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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앤 뷰] 커지는 보안시장… 영세한 한국 보안업계

글로벌 점유율 2.8 % 구멍가게 수준

외국산 공습에 눈뜨고 안방 내줄판

자본금 10억미만이 전체 70% "기술·우수인력 확보 어려워"

갤S5·G3에 외산 보안 솔루션 "국내사 생존가능 생태계 조성을"


# 정부가 지난달 민ㆍ관 합동으로 문을 연 '사물인터넷(IoT) 글로벌 협의체'. 협의체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비해 국내 중소기업을 지원ㆍ육성하자는 목표로 출범했다. 중소기업을 이끌 민간 선도기업에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 시스코와 IBM 등이 선정됐지만 '국내 보안 선도기업'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보안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보안 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앞으로 다가올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국내 보안 업체들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국내 업체들은 정부·IT업계의 외면과 산업의 영세함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보안업계는 구멍가게 수준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을 합친 국내 정보보호시장 규모는 약 5조4,000억원(53억 달러)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1,900억 달러)의 2.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보보호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8.1%로 글로벌 시장 성장률인 10.5%보다 높은 수준. 하지만 이렇게 성장을 해도 오는 2017년 글로벌 점유율은 3.6%에 그칠 것으로 KISA는 내다봤다.

업체 별로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준 전체 618개 업체 중 자본금 10억원 미만 업체가 433개(70.1%)로 가장 많았으며 100억원 이상은 25개(4%)뿐이었다. 전체의 절반인 309개 업체가 10인 이상 50인 미만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고, 100인 이상은 89개(14.4%)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내 정보보안 상위 3개 업체가 지난해 매출 1,000억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을 정도다.

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정보보안 산업은 협소한 국내 시장, 열악한 기술경쟁력 및 우수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 여러 난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보안 업체들이 사물인터넷에 대응할 '기초체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는 것도 이 같은 현실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기초ㆍ원천기술 부족으로 혁신적인 신규 제품 개발보다는 백신 등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제품을 개선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 대형 보안 업체들은 사물인터넷을 기회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영토확장을 하고 있다. 글로벌 보안업체인 시만텍은 이달 초 국내 보안관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고, 파이어아이는 침입방지시스템(IPS) 분야의 영역 확대를 선언하며 국내 시장을 향한 침투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전자회사들은 외산 보안 업체들과 손을 잡고 전략 제품을 내놓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5와 G3에 대해 각각 외산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인 '앱솔루트 소프트웨어'와 '인텔 시큐리티(맥아피)'와 손을 잡았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외국 업체의 국내 보안 시장 잠식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과 보안 업체가 살아 남을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원천기술을 가진 보안 기업이 '스핀오프' 업체를 차려 10년 이상 기술을 개발하는 환경인 반면, 우리나라는 5년 동안 버티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전문 기술을 가진 보안 업체가 나올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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