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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입' 다시 연다
입력2000-06-08 00:00:00
수정
2000.06.08 00:00:00
배국남 기자
'진실의 입' 다시 연다MBC '이제는…' 18일 시작
이해 당사자의 생존과 이들의 첨예한 이념적 대립, 정부와 학자들의 인식과 노력부족, 그리고 일반인들의 무관심 등등. 이것들은 지난하지만 역사적 실체규명과 평가를 받아야 했던 현대사의 얼룩진 사건들을 금기와 성역으로 은폐시켜왔다.
지난해 9월 12일부터 12월 19일까지 방송된 MBC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권력의 비호속에, 그리고 피해자들의 응어리진 가슴속에 남아있던 금기에 도전이었다.
18일부터 매주 일요일에 방송할 또 하나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그 성역을 깨려는 노력의 연장선이다.
●한국전 50주년·정상회담 맞아 '세균전 의혹'등 사건 집중조명
MBC 박노업PD의 설명.“지난해 현대사의 재평가와 은폐된 의미를 복원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의 전면에 드러내야할 아픈 사건들이 많아 방송을 재개하게 됐다.”
프로그램 제목이 적시한 것처럼 지난해 방송된 제주 4·3사건, 동백림사건, 조봉암과 진보당사건 등 13편은 모두 그동안 이념의 대립과 권력구조 등의 이유 때문에 말할 수 없었던, 아니 말하려 하지 않았던 사건들의 실체적 접근이었다.
이번에 방송될 다큐멘터리 역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0월 1일까지 방송될 15편의 다큐멘터리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한국전쟁의 재조명을 시도한 것으로 의혹! 미국의 세균전 양민학살 등이 있고, 남북관계 문제는 1994년 전쟁위기론 간첩 황태성사건 등에서 다룬다. 또한 대외관계를 다룬 부산 미문화원사건 일본의 친한파들,인권과 사회정의에 관한 전태일 열사사건 DJ납치사건 베트남전의 한국군 실종자들 등도 있다.
억눌렸던 상황에서 말 못했던 당시의 피해자들의 증언과 새로운 사실·증거들의 폭로가 제기되고 가해자들의 입장,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가 이어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되는 역사적 사실들도 적지 않다. 18일 방송될 ‘양민학살’편에서는 지금까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1951년 2월 21일 자행된 경남 산청 양민학살 현장을 소개한다.
또한 학살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군부대 대대장의 증언도 듣는다.
‘의혹! 세균전’편에선 최근에 기밀이 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들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산청 양민학살 현장 첫 공개등 10월까지 모두 15편 다루기로…
제작진은 제작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가해자들의 철저한 입장표명 회피”를 들고 있다.
이로 인해 총체적인 사실 접근이 힘들고, 의미 복원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고 했다. 박노업 PD는 “사건 당사자들이 올바른 역사적 평가를 위해 실체 규명 작업에 적극 참여하길 바라고 있는데, 정권이 바뀌면 입장이 바뀔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증언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현대사 조명의 중요한 계기인 만큼 방송에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져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에는 정길화 책임연출자, 박노업 PD를 비롯한 6명의 MBC PD와 외주제작사 PD 2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편당 제작기간도 3개월 정도 걸린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입력시간 2000/06/0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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