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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인증 빙자 기술도용 피해 늘어
입력2003-10-07 00:00:00
수정
2003.10.07 00:00:00
이규진 기자
중국기업들이 중국강제인증(CCC)을 빙자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자료를 빼내간 뒤 복제품을 만들어 역수출하거나 수출을 방해하는 사례가 늘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제조업체들이 중국 수출을 위해서는 CCC인증이 필요하다며 인증획득에 필요한 중요 기술정보를 고스란히 가져가 복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국기업들은 중국 현지 사정에 어두운 국내 중소기업에게 수출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하고 있으며 일부 중소 업체들이 아무런 의심없이 완제품을 비롯 기술자료 등을 건네주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도 중국 복제품들이 국내에 유입되거나 해외시장에서 저가품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을 방해한 사례가 많이 발생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강제인증 시행을 빙자해 각종 기술자료를 빼돌리는 있는 것이다.
CCC인증이란 중국에서 자국산과 수입산 제품에 대한 인증을 따로 주던 이원규격체제를 하나로 통합한 제도로 지난 8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과거 수입산 제품인증인 CCIB는 CCC인증으로 인정돼 국내 기업이 다시 CCC인증을 획득할 필요가 없지만, 새롭게 중국수출을 하는 제품은 CCC인증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 4월 칫솔살균기업체인 에센시아는 수출을 제의한 중국의 가전부품업체 CH엘렉트릭사로부터 중국강제인증(CCC)을 따는데 필요하다며 기술ㆍ제품정보를 요구받았다. 마침 중국 수출을 준비 중이었던 이 회사는 이를 선뜻 내줬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이후 에센시아는 별도로 중국 하이얼전자측과 수출협상을 진행했고, 지난 8월에는 일본의 모 홈쇼핑업체와 상담이 성사돼 대규모 수출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 홈쇼핑업체측은 중국에 똑 같은 제품이 반값에 있다며 돌연 납품계약을 파기했다. CH일렉트릭이 에센시아로부터 가져간 기술ㆍ제품정보를 이용해 100% 똑같은 칫솔살균기를 생산, 마케팅에 들어간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신충식 에센시아 사장은 “로고만 빼고는 완전히 똑같다”며 “그동안 10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한 기술을 고스란히 도용당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중국을 비롯 미국ㆍ일본 등에 칫솔살균기 특허를 갖고 있는 신 사장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기업이란 점 때문에 제재수단이 마땅치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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