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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선점경쟁 확산
입력2000-04-10 00:00:00
수정
2000.04.10 00:00:00
신경립 기자
'돈벌이수단'인식 英첨단기업 중심 열기자사 기술이나 제품을 모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특허」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바뀌면서 첨단기술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특허 선점 경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8일자)에서 일부 인터넷 업체들이 아예 특허권 따내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특허 공장」으로 자리를 굳히는 등 미국의 「신경제」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특허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허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을 가장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것은 미국 업체들. 유럽의 경우 비즈니스모델 특허가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는데다 특허권 취득 기준도 미국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실정이어서 미국에 비하면 경쟁의 강도는 훨씬 약한 수준이다.
미국 IBM의 경우 90년대 초까지만해도 특허권을 기술 보호를 위한 방어 수단으로 구사해 왔으나, 이후 시장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적극적인 특허획득에 나서고 있다.
IBM의 이같은 전략 변경은 수익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특허를 선점해 놓기만 하면 다른 기업들이 해당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사용할 때마다 상당액의 특허료를 챙길수 있기 때문.
특허로 인한 IBM의 수익은 지난 94년 5억달러에서 지난 해 15억달러로 5년사이 3배나 늘어났다. 현재 IBM은 하루에 10건꼴로 새로운 특허를 얻어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유전자 특허경쟁에 뛰어든 바이오 업체 인사이트 파머슈티컬즈는 지금까지 5만건에 달하는 특허를 신청, 작년 한 해동안만 200건의 특허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바이오테크 분야는 실제 상품 개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특정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면 주식시장에서 순식간에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어, 기업들의 특허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특허 취득이 돈벌이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상품 개발이 끝나기 전부터 특허신청을 내는 「전략적 특허선점」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 사업가인 제이 워커가 설립한 「워커 디지털」은 특허 취득을 목적으로 삼는 회사. 워커 사장은 이 회사가 취득한 역경매 사업방식 특허를 이용, 「프라이스라인」이라는 회사를 차려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워커 디지털은 지금까지 12건의 특허권을 획득한데 이어 지금도 200건을 웃도는 특허를 신청해 놓은 상태.
특허 포트폴리오 제공업체인 텔레콤 파트너스의 찰스 엘더링은 이같은 특허선점 경쟁이 『서부개척시대의 「골드 러시」와 같다』고 비유했다.
최근에는 이같은 과열 경쟁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는 유전자 특허를 남발해 온 데 대한 반성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으며, 제프 베조스 아마존 닷컴 회장 등 일부 인터넷 사업가들도 특허 경쟁의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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