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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완승 삼성 '표정관리'… 두산 '침울'

19일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삼성라이온즈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안기부 X파일 문제 등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기업이 복잡한 심경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라이온즈가 우승하자 크게 기뻐하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승은 분명 기쁜 일인데다 최근 안기부 X파일 문제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판결 등 삼성과 관련한 현안들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선물'이기도 하지만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돌아보면 마냥 기뻐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공화국'이란 말도 듣는 상황에서 이번 우승으로 삼성이 '스포츠마저 독식한다'는 시선이 확산될까 고민이다. 삼성 관계자는 "우승해서 기쁘지만 주변 상황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래도 스포츠는 스포츠 그 자체로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승의 의미가 다른 쪽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삼성그룹내 야구 마니아로 알려진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부회장도 최근 산적한현안에도 불구하고 18일에 이어 19일에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에 나서 야구에 대한애착을 보여줬다. 삼성은 프로야구 우승에 따라 축하 광고를 낼 예정이다. 삼성은 그러나 각 계열사들이 프로야구 우승을 활용해 벌이는 대대적인 행사 등은 주변 상황을 의식해 자제한다는 방침이어서 예년에 비해 자축 분위기는 뜨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산그룹은 기대를 걸었던 두산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라이온즈에한 게임도 이기지 못하고 완패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총수 일가가 비리 혐의로 연일 검찰에 소환되는 등 그룹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침체된 상태에서 두산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선전해 바닥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조금이라도 높이는 촉매제가 되기를 내심 기대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스포츠는 스포츠고 경영은 경영 아니냐"면서도 "두산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선전했으면 최근 일련의 사태로 침체된 직원들의 사기가 조금이나마 진작될 수 있었을 텐데 4대0으로 완패해 아쉽다"고 말했다. 두산은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데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야구단 패배에 따른 실망감이 직원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지지 않기를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정 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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