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판매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정화조 가격을 2배 인상해 폭리를 취한 정화조 제조업체들이 대거 적발됐다.
공정위는 정화조 가격을 짬짜미한 제조업체 18곳에 대해 6억2,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공동판매 회사와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짬짜미로 지난 2008년부터 정화조의 대리점 공급가격(5인용)은 종전 10~15만원에서 27만원으로 2배 가량 올랐다. 10인용 가격은 15~18만원에서 30만원으로 뛰었다.
조사 결과 18개 정화조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6월까지 수차례 모임을 갖고, 공동판매회사인 ㈜서원에스엠을 세운뒤 8개 제조업체만 이 회사에 일체형 정화조를 공급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판매회사 운영과 관련해 정화조 판매가격, 생산물량, 이익배분 등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10개 접합형 정화조 제조업체는 일체형 정화조 생산을 중단하는 대가로 생산규모, 특허 보유 여부 등에 따라 ㈜서원에스엠으로부터 업체별로 매월 600~3,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이들은 짬짜미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통제장치까지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의사항을 위반해 생산된 정화조가 시장에 출고되지 못하도록 ▦야간 생산금지, ▦감시원 및 무인경비시스템 운영, ▦무단 출고시 제품가격 변상 등에 합의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심지어 생산중단업체의 금형을 ㈜서원에스엠이 보관해 무단생산 및 빼돌리기를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또 경쟁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 시장 신규 진입업체에 대가를 지급하는 대신 생산중단을 제의하고, 이 제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해당 업체의 규격미달 제품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 생산중단 처분을 받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담합 참여자를 강도 높게 통제해 가격을 2배나 올린 흔치 않은 사례”라며 “향후 담합관행이 뿌리깊은 분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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