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들어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이 실제 주택 구입에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는 주담대의 절반이 이상이 주택 구입이 아닌 다른 곳에 쓰였으나 최근 빚을 내 집을 사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비중이 역전된 것이다.
16일 신학용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3월 은행권 신규 취급 주담대 43조5,000억원 중 주택 구입에 쓰인 대출은 22조1,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50.9%였다.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중 주택 구입 목적자금 비중은 지난 2012년 하반기(7~12월) 45.5%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2013년 48.7%로 소폭 증가했으며 지난해부터 전셋값 급등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50%를 찍은 뒤 올 1·4분기 지난해의 균형을 깨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저금리 신규 대출로 고금리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대출 갈아타기'를 하는 대출자들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 1·4분기 신규 주담대 중 기존 대출 상환용은 7조6,000억원으로 17.5%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 하반기의 24.6%에 비해 크게 줄어든 비중이다.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21.1%와 18.8%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도 계속 하락하면 싼 이자의 주담대를 활용해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갈아타기보다 새로 빚을 내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이 밖에 집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아 생계자금으로 쓰는 비중은 2012년 하반기 10.3%였으나 매년 증가하면서 올 1~3월 12.3%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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