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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부대'가 무너진다

09/22(화) 19:36화이트 칼라(사무관리직 근로자)들이 급속히 몰락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 소속된 화이트 칼라들이 대거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가장 안정적인 직장이라던 금융권 근로자들도 마침내 거리로 나섰다. 반면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근로자들은 소위 「철밥통」처럼 자기 자리를 고수, 민간부문과 크게 대조를 보이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전문직종이나 사무직에 근무하다 직장을 잃은 실업자가 각각 18만1,000명, 13만8,000명에 달한다. 이는 6월에 비해 각각 7,000명, 5,000명 늘어난 것이다. 6월에는 이들 직종의 실업자가 전월에 비해 각각 2,000명,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화이트 칼라들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화이트 칼라들은 그동안 생산직이나 단순노무직에 근무해온 블루칼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의 위협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돼 하반기와 내년 초에 들어서면 더욱 심해질 화이트 칼라의 대량실업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게 민간 연구기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는 금융권을 비롯해 삼성·현대·LG·대우 등 주요 대기업에서 이미 실직자가 양산됐고 앞으로 그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흥·상업·한일·외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40%에 이르는 인원을 올 연말까지 감축해야 한다. 각 은행당 3,000~4,000명씩에 달하는 직원들이 은행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들도 그동안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인원을 20~30% 가량 감축했지만 경제상황은 그 이상의 인력감축을 강요하는 쪽으로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공공부문은 사실상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에서 안존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기획예산위원회는 정부 산하단체에서 4만8,000명을, 중앙정부에서 1만7,600명을, 지방정부에서 8만7,000명을 각각 감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감원시기는 2001~2002년까지로 돼 있다. 그러므로 인원감축이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고 구호에 그칠 우려마저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부문의 인원감축 규모는 외형상 총정원의 10~20%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민영화를 통해 공공부문에서 빠져나가는 인원을 포함된 것으로 구조조정 차원의 인력감축과는 거리가 멀다. 10~20%의 인원을 2~3년에 걸쳐 매우 완만하게 감축 시행하겠다는 것이니 민간부문의 고용조정이나 정리해고와는 아예 비교도 안될 정도다. 공공부문 중 가장 먼저 경영혁신 계획을 마련한 59개 출연연구기관은 올 연말까지 2,342명을 줄이기로 했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 절반을 약간 웃도는 1,581명을 내보내는 데 그쳤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공무원 임금을 총액 기준으로 4.5% 깎기로 하고 「고통 분담」에 성의를 다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소득기반 자체가 무너져버린 200만 실직자와 그 가족들은 정부의 무성의에 코웃음을 치는 실정이다. 구호만 요란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은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수준에 그쳐 정부가 총체적 개혁과 노사정의 고른 고통분담을 주창할 명분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기형 기자】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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