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 개수가 애플 앱스토어를 조만간 뛰어넘을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 수는 70만개를 돌파했다. 애플 앱스토어의 등록 앱 수가 10월 기준으로 70만개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앱 장터 규모에 거의 차이가 없는 것.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수가 40만건,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 수가 20만간 정도였던 점을 최근 2년간 구글 플레이의 약진이 도드라진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안드로이드 특유의 개방 정책과 애플의 폐쇄정책을 꼽고 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의 불투명한 앱 심사원칙이 앱스토어 생태계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0년 국내 음원 사이트들이 애플의 결제시스템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무단퇴출된 바 있다. 최근에는 앱스토어 심의 기준에 '본인 앱 외에 다른 앱을 사게끔 하거나 판촉하는 앱은 거부한다'는 규정을 추가하며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들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구글 플레이가 앱 개발자에게 친화적인 것 또한 가파른 성장세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개발자들은 25달러만 내면 평생 구글 플레이에 앱을 등록할 수 있는 반면, 애플 앱스토어는 100달러의 비용을 매년 요구해 1인 개발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개발자들의 구글 플레이 선호현상은 최근 추이를 봐도 알 수 있다. '애니팡'이나 '캔디팡'과 같은 모바일 게임은 구글 플레이에 한달 가량 먼저 선을 보이며 아이폰 이용자들의 애를 태웠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9명 가량이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구글 플레이 선호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앱 개발자들은 불법복제가 많은 구글 플레이를 기피했다. 하지만 앱은 무료로 내놓고 아이템 유료 구매를 유도해 수익을 내는 '부분 유료화' 모델이 정착하며 구글 플레이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실제 핀란드 게임업체 로비오의 인기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0.99달러에 판매되지만 구글 플레이에서는 무료로 공급하는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허진호 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이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행태를 분석해 문장의 자동입력을 도와주는 '스위프트키'와 같은 앱은 애플 정책에 따라 아이폰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며 "몇몇 '킬러앱'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 되는 상황에서 애플의 이 같은 폐쇄적인 정책은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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