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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새지평] 큰그림 다시 그려야

[남북경협 새지평] 큰그림 다시 그려야윈-윈 모델 공동개발 하자 『이번 회담으로 모든 것이 잘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시작일뿐 입니다』 지난 15일 2박3일간의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밝힌 도착성명의 한귀절이다. 金대통령의 이 말에는 그동안 펼쳐왔던 남북 경협의 방향성이 변화돼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녹아있다. 金대통령의 대국민 방북보고에서 드러났듯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미 경의선 철도 재개, 전력 공급 등 북한의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SOC투자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이는 기업들에게 그동안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 또 조심 일변도로 접근하던 보수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북 경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간, 공간의 제약이 줄어든다= 재계는 그동안 남북경협에 대해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물류비 부담, 에너지원 확보 등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해 접근해왔다. 미래를 위한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 직후 『앞으로는 남북경협사업의 밑그림 자체를 새롭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삼성전자가 휴전선 부근인 해주 등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전자복합 단지 조성사업 자체를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쉽게 말해 철도가 연결되고 전력 공급 방안이 마련된다면 남북경협 사업을 펼치는데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SOC부문이 강화된다면 삼성, 현대 등이 남북 경협사업으로 북측에 요구해온 공단 입지 조건 역시 달라질 수 있다』며 『굳이 휴전선 부근이 아니라도 경협사업에 대해 남북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남북경협 대상의 폭도 확대돼야=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5대 원칙 가운데 「남북한간의 균형된 경제발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는 고임금 구조로 변한 한국의 경제 여건에서 경쟁력이 고갈되는 업종이나 품목이 남북경협의 주요 대상이었던 그동안의 인식에서 나아가 앞으로는 한국에서 경쟁력이 있는 업종이나 품목도 중장기적인 한반도 발전 모델에 맞춰 남북경협의 대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은 거대 중국시장을 공략할 전진기지로 변한다』며 『미래의 경쟁력을 감안한 업종과 품목으로 남북경협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섬유, 의류 임가공이나 가전제품 임가공과 같은 수준이 아닌 원단, 소재, 부품산업의 대북 진출이 뒤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자동차, 전자 등 수출 주력산업들의 중장기 경쟁력을 보다 심도있게 점검, 북한의 역할을 수용할 수 있을 때 남북경협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기기자 KKIM@SED.CO.KR입력시간 2000/06/18 18:4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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