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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질 나빠"… 위험 사전 차단

■ 금융당국 가계대출 실태파악 왜<br>대출구조 등 개선 불구 다중채무자·고령자 채무부담 능력 떨어져<br>가계대출 관리시스템도 하반기까지 새로 구축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좀 더 정교한 메스를 들이댄다.

정부는 연평균 13%씩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지난해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내놓았고 결과적으로 은행 빚을 눌렀다. 은행이 막혀 보험 등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지난 2월 '제2금융권 보완대책'을 내놓아 2금융권도 틀어막았다. 지난달에는 부동산대책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요구가 거셌지만 뿌리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경기 하강의 골이 깊어지면서 빚어진 파생물이다.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여기에 탄탄한 중산층까지 하우스푸어로 전락하며 서민경제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출의 '질' 예상보다 나쁘다=금융 당국은 현재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관리 가능한 적정수준'에 들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은행 대출은 지난 1ㆍ4분기 2조7,000억원 줄었고 비은행예금기관도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2금융권도 보험사가 3,000억원 늘고 여신전문회사가 1,000억원 감소하는 등 증가 속도가 현저히 줄었다.

대출구조도 점진적인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12월만 해도 5.1%에 불과했던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4월 말 현재 11.6%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위원회는 2ㆍ4분기에는 1ㆍ4분기의 급격한 감소세가 완만한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1ㆍ4분기와 달리 지난 4ㆍ5월 가계신용은 안정적인 증가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급격한 위축에 따른 우려를 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양'보다 '질'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상저하저'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중채무자ㆍ자영업자ㆍ하우스푸어ㆍ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부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 가계대출 관리시스템 재구축=금융위는 2월 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대책 발표 이후 금융감독원ㆍ금융연구원ㆍ신용정보사 등과 합동으로 '가계부채 미시분석 작업반'을 운영해왔다. 작업반은 총 12개 과제를 선정해 이에 대한 분석을 진행해왔고 이 가운데 1차적으로 ▦소득 및 연령대별 가계대출 상환능력 평가 ▦자영업자대출의 부실위험 평가 ▦다중채무자 대출의 부실위험 평가 등 총 3 과제에 대한 분석을 마무리해 조만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령자대출과 다중채무자의 위험성,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분석결과가 포함돼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업반에서는 금리, 부동산 가격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화가 채무상환 부담이나 가계부채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순차적으로 연구될 예정이다.

가계부채 취약계층을 파악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통계와 평가시스템도 대폭 보강된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위험도 평가시스템을 올 하반기까지 새로 구축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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