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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발전에 힘입어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지능화ㆍ네트워크화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스마트 기기는 센서에서 취합한 정보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오늘날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 기기 간 상호작용만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한 차원 높은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하이패스 시스템이나 자동차 스마트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 같은 '사물지능통신(M2M)'에서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발굴하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M2M은 우리 주변의 사물에 센서와 통신기능을 부여해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지능형 네트워킹 기술을 뜻한다. 기존 IT가 사람과 기기의 상호작용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M2M 아래에서의 기기는 그 자체가 정보의 수집자이자 가공자이며 의사결정까지 내리는 주체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ㆍ유럽ㆍ일본 등의 선진국은 이런 M2M에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M2M이 환경, 에너지, 재난ㆍ재해 관리 등의 분야에서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최적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요 기업들도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 신규 서비스 창출 등 M2M의 효과에 주목하면서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초기의 M2M 서비스는 전력ㆍ가스ㆍ기계 등 고정된 산업시설에 주로 적용됐던 반면 근래에 들어서는 자동차와 휴대기기ㆍ인간 등 움직이는 객체로 적용 대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가 M2M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방송통신 미래서비스 전략에 M2M을 포함시키는 등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선도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대덕에 자리한 전자벤처기업 페타리와 공동으로 물류ㆍ운송용 팔레트에 통신기술을 접목시켜 위치 추적과 관리가 가능한 팔레트 관제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이러한 투자의 결실이다.
ETRI는 해외수입에 의존했던 유통ㆍ물류 추적시스템 분야에서 200억원가량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 통신기업 스프린트와의 협력으로 앞으로 5년간 1,000억원가량을 추가매출을 예상한다.
KISTI는 국내 M2M 시장이 연평균 14.1%의 고성장을 구가해 오는 2016년에는 하드웨어 6,900억원, 네트워크 5,900억원, 솔루션 및 기타 분야 1조4,400억원 등 총 2조7,2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우 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 연구원은 "현재 국내 M2M 관련 소프트웨어나 맞춤형 솔루션의 연구개발 및 서비스 제공은 주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래 방송통신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법ㆍ제도의 정비와 함께 다방면의 가치사슬 업체들이 상호 운영성을 갖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술 표준화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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