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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가 힘이다] 대우조선해양, 연료 효율↑'에코쉽' 올인… 작년 LNG선 37척 수주

대우조선해양이 선제적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연료 추진 선박이 대양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지난 달 22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LFS 특허기술 이전 협약식에서 고재호(뒷줄 오른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협약사 관계자들이 서명된 양해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의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국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수주 목표량을 달성하며 선전한 데는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한 덕분이다. 특히 천연·셰일가스 등 가스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전세계 오일 메이저들의 움직임과 날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맞춰 연료 효율성을 높인 '에코쉽(eco-ship)' 개발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선박' 기술을 꼽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일의 엔진 회사인 만디젤과 지난 2008년부터 석유가 아닌 천연가스로 움직이는 선박 기술을 선제적으로 연구해왔다. 엔진은 만디젤이, 천연가스를 연료화하는 연료공급시스템은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하는 방식으로 협업한 결과 지난 2013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천연가스 추진 선박의 핵심은 대우조선해양이 연구개발한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HiVAR-FGSS)다. FGSS는 탱크에 저장된 천연가스를 고압 처리해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로 FGSS가 없으면 만디젤이 제작한 ME-GI 엔진도 움직일 수 없다. 만디젤은 이 기술의 사용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특허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캐나다 티케이사의 LNG선도 FGSS를 적용하고 있다.

운송 중 발생하는 가스 손실을 최소화해 천연가스 부분 재액화장치(PRS)도 대우조선해양이 독자개발했다. 운송 중 자연 기화해 사라지는 천연가스 손실분을 다시 액체로 바꿔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장치로 선박 유지 및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천연가스 추진선박은 기존 대비 연료 효율성을 20% 가까이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FGSS와 PRS를 만디젤사의 가스 분사식 엔진과 결합, 일반적인 전기추진 방식보다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운항비용은 낮춘 것이다.

해당 기술을 기반삼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37척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LNG선을 연간 30척 넘게 수주한 것은 글로벌 조선업체 중 대우조선해양이 처음이다. 또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2척의 계약을 따내 가스선 분야에서만 총 49척, 1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같은 가스선 수주 성과에 힘입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한 해동안 창사 이래 두번째로 높은 연간 수주액인 149억달러를 수주했다. 역대 최대 기록은 조선업계의 호황기가 끝나가던 지난 2007년에 달성한 215억달러다. 하지만 지난해는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그에 따른 해양플랜트 업계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대우조선해양측은 강조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LNG 연료공급시스템 관련 특허 200건을 국내외에서 출원해 이중 국내 40건, 해외 4건 등 총 44건을 등록했다. PRS 관련 특허 5건의 등록도 성공했다. 대외적으로도 천연가스 추진 선박 기술은 2013년 장영실상을 시작으로 '2014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금상', '올해의 10대기술'에 잇따라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대해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R&D를 통한 가치창조와 '가스선 세계최강'이라는 회사의 전략에 따라 기술 개발에 앞장서온 엔지니어들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불철주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연구원과 설계원 그리고 생산현장 직원들의 헌신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밖에도 잠수함 같은 특수선을 만드는 방위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이 분야 R&D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방위산업개발 복합 솔루션 공급업체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13년 말 특수선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독자 사업부로 독립시켰다. 영업·설계·생산 부문에 있던 특수선 관련 조직을 한 사업부로 끌어모았으며 670여명에 이르는 사업본부 인력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군함·잠수함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성능연구소'를 중앙연구소 산하에 신설했다. 특수성능연구소는 4개 그룹, 50여명의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함정 작전운용성능 향상을 비롯해 스마트 함정 기술, 핵심 기자재 기술, 해양 무인화 기술 등을 연구해 첨단 방산 기술을 선도하고 나아가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할 계획이다.

고 사장은 "해외 방산 시장의 규모는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흐름에 적극 대처해 회사의 새 먹거리로 육성하는 한편 국방력 강화와 국부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R&D 성과 공유… 조선업 성장 유도

이종혁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R&D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다른 업체와 공유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2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국내 조선소들과 특허기술 이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NG 연료 추진 선박(이하 LFSO)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술을 이전하는 내용이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자사 핵심 특허기술을 동종업계에 이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FSO 관련 특허기술 127건을 '이전실시권 허여(특허 발명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자격 등을 허락함)' 방식을 통해 국내 조선업계에 전수하기로 했다. 특허기술 이전 대상 업체는 대선조선·대한조선·성동조선해양·한진중공업·SPP조선·STX조선해양이다.

LFSO의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 가까이 증가, 향후 8년 간 누적 시장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로이드 선급은 현재 추세대로 환경 규제가 강화된다면 2025년에는 전세계적으로 650척까지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LNG 가격이 25% 하락할 경우 발주 규모가 2,000척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입은 대규모 손실과 신규 수주 부진으로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조선업계, 특히 중소 조선소들은 LFSO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국내외 시장에서 검증 받은 LFSO 기술이 이전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소는 물론 한국 조선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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