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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中 관광객 몰려온다] 엘리베이터 걸 부활시킨 왕서방

백화점 "중국 관광객 모시자" 외국어 능통한 안내 여직원 20년만에 선발 "춘제 배치"<br>中 고객관리제·SNS 등 운영… 방문만해도 김 등 선물 듬뿍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2층 디자이너 여성복 매장.

양손에 쇼핑백을 든 20대 중국 여성이 들어왔다. 매장 매니저는 환한 얼굴로 안부를 물으며 여성을 맞이했고 곧바로 쇼핑모드로 돌입했다.

이 여성은 매니저에게 자신에게 어울릴 옷을 코디해서 보여줄 것을 요청했고 매니저는

원피스(95만원), 가죽 재킷(255만원), 청바지(56만5,000원), 무스탕(595만원) 등을 입어보게 했다.

만족한 중국 여성은 입어본 옷을 모두 구매했다. 금액은 무려 1,001만5,000원.

이 매니저는 "중국 여성은 각자 원하는 스타일이 정해져 있다"면서 "입맛에 맞게 최상의 서비스와 코디를 해주면 액수에 관계없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여성 쇼핑객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백화점의 '큰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미 일본인을 제치고 백화점의 핵심 고객으로 떠올랐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국경절 연휴 기간(9월30∼10월9일) 외국인 고객의 매출 구성비를 분석한 결과 중국이 6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은 20%였으며 동남아ㆍ미주ㆍ유럽 등 나머지가 20%였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중국 69%, 일본 20%, 태국 3%, 기타 8%의 구성비를 보였다. 외국인 쇼핑객의 판도가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이 본점을 중심으로 중국인 쇼핑객들을 겨냥해 변신에 올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우선 외국어에 능통하고 토익점수 900점 이상인 엘리베이터 안내 여직원을 3명 뽑아 춘제를 앞두고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 1990년대 말 사실상 사라진 엘리베이터 안내 여직원을 20여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층을 잘못 선택해 쇼핑 불편을 겪는 중국 고객의 편의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왕서방이 엘리베이터 걸을 불러들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은 조만간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 외국어에 능통하지 못한 중국 쇼핑족을 위해 오는 22~28일 중국 춘제 기간에는 10명을 더 늘릴 계획이다. 롯데는 각 층마다 통역사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인원은 19명이다.

일부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단골 고객 관리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기로 했다. 미샤ㆍ타임ㆍ오브제ㆍ오즈세컨 등 중국인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오브제의 한 직원은 "중국인 고객들은 처음에는 사람에 대한 의심이 많은 편이지만 한 번 신뢰를 주면 의리와 정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자를 선발해 중국어판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20~30대 젊은 중국 관광객들이 주 대상이다.

SNS 중국인 기자는 백화점 쇼핑정보와 문화공연 체험 후기 등을 중국어로 작성해 올린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인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매장에서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올 하반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방문만해도 한국 전통식품인 '김' 세트를 웰컴 기프트로 증정한다.

이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쇼핑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외국어 홈페이지를 별도로 오픈해 운영 중이다.

김병국 롯데백화점 본점 고객서비스 담당 매니저는 "국내 백화점들의 본점은 내수 고객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 고객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다시금 방문하고 싶은 장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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