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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웨이' 선언한 삼성 "엘리엇 소송 공세 얽매이지 않고 뉴 삼성물산 가치 제고에 힘쓸 것"

합병비율·주가조작 여부 등 핵심쟁점 이미 법리적 우위

주총 무효소송 등 제기해도 패배할 가능성 거의 없어

삼성물산 합병을 다루는 주주총회에서 패배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대적인 소송전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이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했다.

앞으로 엘리엇과의 법정 다툼이 이어지겠지만 여기서 패배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소송전에 얽매이지 않고 통합 삼성물산의 미래비전 실현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20일 "엘리엇이 주총 무효 소송을 제기하거나 삼성SDI·삼성화재 이사진을 대상으로 배임 소송 등을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법무실 자체 검토 결과 어떤 소송이든 패배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엘리엇의 공세에 경영능력을 분산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향후 엘리엇이 제기할 각종 소송과 관련해 △합병 비율의 당위성 △주가 조작 여부 등 두 가지 핵심쟁점에서 법리적 우위를 점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이 책정한 합병 비율에 법적인 문제가 없고 주가를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조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총 무효나 배임 등 어떤 소송에서도 사실상 패배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내린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 항고심'에 본안 소송에서 진행될 법리적 판단이 이미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합병 비율에 대해 항고심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1대0.35)이 현행법에 따라 산정됐고 합병 결정을 하게 된 경영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합병 선언일 당시의 주가에 따라 합병 비율을 산정한 것은 국내법상 당연한 결정이었고 양사 경영진이 이를 수용한 것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또한 주가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법원은 "(엘리엇 측에) 소명할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이 삼성 오너 일가에게만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제기할 본안 소송의 판단은 이미 내려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삼성이 주가를 조작했다는 증거가 있지 않고서야 주주들이 모여 직접 내린 결론을 법원이 뒤집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이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받는 과정에서 자사 임직원들을 동원한 일과 병상에 누워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일 등에 대해서도 삼성은 이미 자체적인 법리 판단 결과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소액주주 위임장 문제와 관련해 엘리엇이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낸 보도자료를 보면 '흔치 않은(unusual)'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만약 법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불법적인(unlawful)'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공세 수위를 높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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