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자기 목표의식에 따라 선택해야지 단순히 이름값만 보고 골라서는 절대 안됩니다. 중소기업에서도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자기 만족도도 높이고 남들로부터도 인정받을 수 있거든요"
27일 인천 가좌동 듀오백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배준상(40ㆍ사진) 듀오백코리아 전략구매팀장은 최근 젊은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밝혔다. 배 팀장은 지난 2000년 듀오백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12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의 핵심인력으로 자리잡은 인재다.
입사 초반만 해도 듀오백코리아의 전체 매출은 100억원 남짓, 직원은 50여명에 불과했지만 어느덧 연매출 408억원, 직원 162명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중소 가구업체에서 의자 전문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한 데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되기도 했다. 배 팀장과 회사가 함께 성장한 것이다.
배 팀장은 "당시 듀오백코리아가 작은 회사지만 자본구조가 탄탄한 데다 나 스스로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사를 지원했다"며 "특히 당시엔 외환위기 직후인데도 성장기에 들어선 회사라서 더욱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배 팀장은 듀오백코리아에 입사해 처음에는 자재ㆍ품질관리업무를 맡다가 지난 2003년부터는 구매 업무를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입사 초기엔 모든 업무가 낯설었다고 한다. 그러나 품질관리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 끝에 이제는 웬만한 고객의 요구에도 어렵지 않게 대응할 만큼이 지식과 실력을 갖추게 됐다.
배 팀장은 "입사 초기 품질관리기능사 자격증 공부를 할 때 난생 처음 공학용 계산기를 만져봤다"며 "구매 업무를 맡은 뒤부터는 회계와 원가구조에 대해서도 새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웃어 보였다.
배 팀장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달 26일에는 한국표준협회로부터 '2012 대한민국 신기술으뜸상' 임직원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듀얼린더아이' 제품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듀얼린더아이'는 올초 출시된 아동ㆍ학생용 의자로 회전과 고정을 선택할 수 있는 실린더가 장착된 게 특징이다. 배 팀장은 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제품 개선안을 부품 협력사들에게 제시하며 '듀얼린더아이' 탄생에 기여했다.
그는 "협력사 등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나온 개발된 제품"이라며 겸손해하면서도 제품에 대해서는 "처음 듀얼린더아이 개발 단계에서는 이 정도로 관심을 받을지 몰랐는데 신학기 시즌의 경우엔 하루 평균 1,500개씩 판매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배 팀장은 중소기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특히 '관심'과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회사에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으면 자신의 위치는 알아서 올라간다는 것이다. 배 팀장은 "최근 취업난이라고들 하는데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구인난에 허덕이면서 조직 자체가 나이들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말 그대로 하얀 백지와 같기 때문에 입사해서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 힘으로 그 백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만의 장점에 대해서는 "주변에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잦은 야근 등으로 자기계발 여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며 "듀오백코리아 등 상당수 중소기업이 오히려 근무여건이 더 좋은 경우도 많고 마음만 먹으면 어떤 직무도 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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