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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의 만기구조·국내 금리 전망(국내경제)
입력1997-10-20 00:00:00
수정
1997.10.20 00:00:00
◎이자율의 만기구조/단고장저… 자금시장 경색이 원인일반 경제여건이나 통화금융정책·시장수급 등 외적 요건이 일정한 경우, 개별 채권들은 각각의 채권이 가지고 있는 특성, 즉 만기·표면이자율·발행주체의 신용도 등에 의해 이자율 격차가 발생한다. 이자율의 만기구조란 채권 만기까지의 잔존기간(Term to Maturity)에 따라 이자율 격차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장래에 단기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잔존만기가 길어질수록 이자율이 낮아지게되고, 반대로 장래에 단기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잔존만기가 길어질수록 이자율이 높아진다. 또한 잔존만기가 길어질수록 투자자가 가격변동위험을 부담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보상으로서 제공되는 위험프리미엄만큼 장기이자율이 단기이자율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채권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투자자의 유동성이 채권에 더 오랫동안 묶여있게 될 뿐만 아니라 가격변동위험이나 채무불이행위험 등 각종 위험을 부담해야한다. 따라서 장기채권에 대해서는 이에 대한 보상이 투자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며 이 때문에 장기이자율은 단기이자율을 상회하는 것이 정상적인 관계다.
이를 이자율의 「단저장고」현상이라고 한다. 이자율이 단저장고의 구조를 가지게 되면 「고수익고위험」의 채권시장 구조가 형성되어 투자자의 위험기피도에 따라 채권에 대한 수요가 적절하게 분산되기 때문에 장단기 채권시장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거나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지게 되면 단기금리가 상승, 단기이자율이 장기이자율을 상회하는 이자율의 「단고장저」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회사채수익률과 콜금리와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콜금리가 상승하여 이자율의 단고장저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회사채수익률도 상승세를 나타내는 반면, 이자율이 단저장고 현상을 나타내는 시기에는 회사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최근의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을 반영하여 96년 중반이후 이자율의 단고장저 현상이 장기간동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96년 5월 이후 96년말까지 지속된 이자율의 단고장저 현상은 경기침체의 본격화로 기업의 운전자금수요가 급증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불안해진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올초 한보부도 이후 나타난 이자율의 단고장저 현상은 연쇄부도 확산에 따라 금융시장이 불안 양상을 나타내며 자금시장이 경색된 데 기인하고 있다.
특히 7월 기아사태를 계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6∼7월 한때 단고장저 현상이 해소되기도 하였으나, 이는 금융 불안 심화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신규대출을 꺼리고 기존대출을 회수하는 한편 남아도는 자금을 극도로 보수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했던데 기인하는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향후 금리 하락과 장기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은 시급히 해소되어야 한다.
◎국내 금리 전망/12.5%대 조정 양상속 안정세 유지
지난 주 시중금리는 주초 단기자금시장의 안정 회복으로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었으나 주중반 이후 쌍방울, 태일정밀 등 중견기업의 부도사태와 주가 폭락에 따라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였다. 주초 한은의 종금사 특융지원(1조원 규모) 등 당국의 신축적인 유동성 공급에 따라 단기자금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며 기아사태 장기화 및 비자금 사건에 따른 시장불안 심리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또한 12.60%를 단기 고점으로 인식한 기관들의 매수세와 투신권의 수신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시중 금리는 소폭 하락하였다. 그러나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세에도 불구, 중견기업의 부도사태로 기업 연쇄부도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증폭되었고 주가지수가 5년만에 6백선이 무너지는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기관들이 적극적인 채권매수세를 자제하고 시중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었다.
이번 주 시중금리도 최근 심화되고 있는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쇄부도에 대한 위기감과 함께 비자금 사건도 검찰 고발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자금시장의 불안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국의 자세도 여전히 소극적인 정책 처방에만 그치는 등 방관적 자세로 일관, 시중 불안 심리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당국의 신축적인 통화공급을 바탕으로 한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시중금리는 12.5%대에서 조정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추가적인 부도사태 발생이나 검찰의 비자금 수사 등이 현실화될 경우 금리는 12.6%대를 넘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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