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무려 5조원 넘게 순매도해 한국 증시의 상대적 약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 매도의 배경으로 지적되던 지정학적 리스크와 엔저쇼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뱅가드펀드의 벤치마크지수 변경에 따른 매물도 70% 이상 소화됐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는 여전하다. 이제는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전체 외국인은 순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이 가운데 중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서만 약 2조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또 중국 내부에서 급증하고 있는 해외투자펀드(QDII)의 세번째 투자국가가 한국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밀려오는 해외 투자자금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여러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추세는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경상수지 누적 흑자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 증시에 대한 중국의 투자자금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외국인 투자가의 한국시장에 대한 지분율은 대략 42.1%로 389조원이나 된다. 이 중 중국계 자금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8조원 정도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해외투자 규모 확대를 감안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지분율이 10% 이상 되는 100조원 안팎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까지 한국시장에 대한 순매수를 주도하던 미국계와 유럽계 자금은 두 가지 관점에서 한국 주식 비중을 줄여나갈 가능성이 크다.
일단 절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다. 일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중은 약 28%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비중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장기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회복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 대한 투자로 회귀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외국인의 색깔이 바뀌어나갈 가능성이 높아 이제는 차이나머니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인들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순위에서 한국시장은 홍콩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다.
왜 그럴까. 또 어떤 주식을 주로 샀을까. 아마도 중국 투자가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잘 아는 회사이기 때문에 투자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올 들어서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나 중국계 자금이 매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들은 오리온ㆍ베이직하우스ㆍCJ오쇼핑과 같은 중국 내수 수혜기업들이 중심이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 긴 흐름에서 보면 외국인 투자가가 선호하는 종목도, 업종도 바꿔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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