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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외국인/2월부터 2,800억 순매도(위기에 선 증시)
입력1997-03-27 00:00:00
수정
1997.03.27 00:00:00
정재홍 기자
◎경기침체·환율불안에 최근 부도 사태 겹쳐/투자심리 “싸늘” 일부펀드 동남아로 선회/“투자규모 작아 급격한 이탈 없을 것” 전망도국내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오던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속속 이탈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홍콩등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 국가와는 달리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94년 11월 이후 침체를 지속하고 있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경기는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고 금리는 떨어질줄 모르며 주식시장 수급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한보그룹에 이은 삼미그룹의 부도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외국계 펀드들마저 국내 주식시장에서 떠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계 연기금등 대형 기관들은 교체매매만 할 뿐 본격적인 매도추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발빠른 헤지펀드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이미 이탈한 상태여서 이들 대형 펀드마저 가세할 가능성을 높게 해주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 전환은 국내 주식시장의 큰 매수세력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만해도 4천38억원을 순매수하며 가장 큰 순매수세력이었으나 2월과 3월 각각 7백26억원, 2천92억원을 순매도해 가장 큰 순매도 세력으로 돌변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순매도한 이유가 환율상승, 경기불안, 수급악화, 금리상승등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올들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해말 1달러당 8백44원 수준에서 최근 8백90원 수준으로 대폭 상승, 외국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막대한 환차손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침체도 외국인들의 매도추세를 유발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가 높은 경제성장률이었는데 최근 국내 경제가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침체를 거듭하고 있어 투자메리트가 크게 줄어들었다. 일부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투자자금을 빼내 홍콩등 동남아 증시로 이동하기도 했다.
대우증권 곽영교 국제영업팀장은 『외국인들이 매도 추세로 돌아선 것은 국내 경제와 증시 상황이 지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한 외국인들은 적극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힘들어 외국인들의 매도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증권 추희엽 국제영업부차장은 『최근 외국인들이 은행과 증권주를 대량 매도한 것은 장기간의 주가하락으로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라면서 『일부 외국인들은 투자처를 동남아 등지로 옮겼으나 전반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어서 외국인들이 급격히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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