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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 급등세 지속... 한때 116엔대

일본 엔화가 1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16엔대까지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엔화는 오전에 전일보다 2엔 이상 상승한 달러당 116.65엔까지 떨어져 한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엔화 강세는 금융시장을 비롯한 미국의 경제여건이 근본적으로 취약한데다 양국의 정치상황에도 영향받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우선 대형 헤지 펀드의 추가 파산설이 유포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좀체로 가시질 않고 있다. 9일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대형 헤지 펀드가 추가로 파산위기를 맞았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달러화에 큰 타격을 미쳤다. 실제로 헤지 펀드를 비롯한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꾸준히 달러화를 매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처럼 일시적인 대량 매도현상은 사라졌지만 헤지펀드는 고객들의 환매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몇차례 금리인하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 은행들은 오히려 대출기준을 강화해 신용경색은 좀체로 완화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미국 경제도 수출부문을 중심으로 성장률 둔화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일 경제현황보고서인 베이지(BEIGE)북을 통해 지난 11월중 대다수 지역에서 침체상태는 아니지만 경제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특히 12개 조사지역 가운데 경제성장을 보인 곳은 단 한 군데에 불과했다. 또 미국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국이 오히려 일정 수준의 엔화 강세를 지지하는 자세로 돌아선 점도 주목되고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대장성장관은 9일 참의원에서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엔화 강세를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측은 환율이 달러당 110∼120엔 정도면 괜찮다고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근거로 『99회계연도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 자유화 요구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자와 장관은 미국이 자신의 편리에 따라 통화정책을 제멋대로 바꾼다면서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아시아 경제난의 여파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 3·4분기중 613억달러까지 치솟아 분기 기준으론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한층 가중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밖에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탄핵 추진, 일본의 소비세 정책 변화 움직임도 엔화 강세를 부추겼다. 외환딜러들은 이같은 양국의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엔화 강세가 이어져 달러당 115엔대 안팎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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