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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라운드] 타결 난관 예상
입력1999-10-31 00:00:00
수정
1999.10.31 00:00:00
김호정 기자
밀레니엄 라운드 협상 개막일이 불과 한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각국의 이견폭이 워낙 커 협상타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독일 베를린에서 예비협상을 가졌지만 의제설정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대서양간 경제대화 CEO(최고경영자) 회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의제를 농업, 서비스, 정부 물품구매 등의 분야로 제한하자는 미국의 주장과 무역촉진, 외국인 직접투자, 경쟁, 다자간 무역시스템 추가개발 등을 포함시키자는 EU측 주장이 맞서 끝내 결렬됐다.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은 이와 관련 오는 11월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시애틀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의 의제설정 문제에 어려움이 있으나 미국과 EU간의 의견차가 차기 무역협상의 시작이나 결론 도출을 막을 만큼 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면 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중요한 문제는 『충분히 폭넓은 의제에 기초한 134개 WTO 회원국들의 합의』라고 지적,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농수산물=미국과 일본 등은 EU 국가들이 농가에 지급하고 있는 연간 480억달러의 보조금을 당장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EU 국가들은 유전자변형 식품의 명기와 새로운 식품안전 규정제정을 요구, 생명과학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견제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연 230억달러에 달하는 자국 수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어민들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철폐하라는 나머지 국가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유무역 확대=미국은 자유무역을 확대해야 한다며 관세와 수입규제를 최대한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EU와 개도국들은 미국이 자신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자유무역을 주장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이 전자상거래 분야의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있지만 섬유, 의류 수입쿼터를 2005년 1월까지 동결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
◇전자상거래=미국은 모든 종류의 전자상거래에 대해 영원히 관세를 면제하고 규제도 최대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U는 이런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개인 사생활 보호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며 규제완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EU는 또 인터넷을 통한 판매를 상품교역이 아닌 서비스교역으로 간주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자유교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프랑스는 상품인 소프트웨어 역시 「문화적 예외」에 해당된다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적재산권=개도국들은 의약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적용범위 축소를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들 국가들은 에이즈나 결핵,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선진국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은 인권보호를 주장하는 선진국들의 주장과도 배치된다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중국의 WTO 가입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으로 이미 중국의 연내 가입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과 EU 등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무역장벽의 완화, 국제 기준에 맞는 투자 및 노동조건 수용 등이 선결되야 한다 맞서고 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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