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존의 힘은 바로 고객에서 나온다. 고객 우선 경영기조를 이어가면서 다양한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도입해 고객에게 사랑 받는 기업이 되겠다." 정만원(사진)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창립 25주년 기념사에서 고객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지난 1일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초당과금제를 전격 도입한 것도 이런 정 사장의 경영관이 반영된 것이다. 초당과금제의 과감한 도입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민단체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997년 업계 최초로 고객 중심 경영을 선언한 이후 고객 가치를 높이는데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고객센터 자동연결 서비스' 등 고객 상담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고객 정보보호를 위해 고객정보호센터도 설립했다. 고객 친화적 요금제 개선에도 적극 나서 지난 2006년 1월 발신자번호표시(CID)요금을 완전 무료화한데 이어 이번에 초당과금제를 도입했다. 이같은 고객 만족 경영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실시하는 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1년 연속 1위에 오르는 성과로 나타났다. 초당과금제는 특히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정책을 바꾸는 것인데다 연간 2,000억원의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도입을 결정까지는 진통이 컸다. 2,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산시스템 전체를 새로 손봐야 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0%에 가까운 매출 손실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매출을 충당할 만한 다른 사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종 결정하기까지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고객 만족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는 경영 방침에 따라 결국 초당과금제 도입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25일 초당과금제 도입 결정 이후 곧바로 10월에 태스크포스을 꾸려 변경대상 상품 현황 분석과 전산개발에 착수했다. 정 사장은 초당과금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초당과금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마케팅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고객들의 요구를 우선시하는 SK텔레콤의 경영방침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사내ㆍ외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초당과금제 도입 결정을 내린 데는, 업계 선두업체로서 고객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일부 고객보다는 모든 소비자가 수혜를 받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아 고객들이 선택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초당과금제 도입, CID(발신자표시)요금 전면 무료화, 가입비 인하 등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통위도 SK텔레콤의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요금제는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사안이나 초당과금제 등 모든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초당과금제의 경우 KT와 LG텔레콤에도 실시를 권고하고 있는 만큼, 시간의 문제이지 (도입되는 방향으로)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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