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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뱅크 현실화땐 주도권 상실" 시중銀 좌불안석

"메가뱅크 현실화땐 주도권 상실" 시중銀 좌불안석 문승관 기자 skmoon@sed.co.kr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ㆍ기업은행을 하나로 묶는 ‘메가뱅크(초대형은행)’ 설립 검토 방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국민은행 등 시중 은행들이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메가뱅크 설립안’이 현실화되면 자산 규모가 500조원으로 세계 30위권의 초대형 금융회사가 탄생한다. 지난 2007년 말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자산은 287조원, 산업은행은 123조원, 기업은행은 124조원이다. 이들 3개 은행을 하나로 묶으면 자산 규모가 534조원으로 국민은행(232조원)의 두 배를 웃돌게 된다. 국내 은행 산업의 판도가 뒤바뀌는 셈이다.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특히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메가뱅크화’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책은행의 민영화와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민영화 문제는 서로 다른 논리구조를 갖고 있다”며 “우리·기업은행 모두 오래 전부터 시중은행들과 동일한 영역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형 금융지주회사의 출범은 산업은행의 민영화 문제와는 다른 맥락”이라며 “특히 새 정부에서 민간 중심의 금융활동을 중시해 제로베이스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비춰볼 때 메가뱅크 개념은 정책방향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대형 은행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정면 반박하고 있다. 다른 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 오히려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덩치를 키운다고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금융계 일부에서는 정부 주도로 메가뱅크 설립 계획이 추진된다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지분을 되파는 것이기 때문에 메가뱅크 설립을 강행한다면 시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국내외 금융시장의 충격에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대한 금융회사의 출현을 바라기 때문에 메가뱅크 설립방안도 구체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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