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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오는 그들에게 G3가 전합니다. 한발 늦으셨네요. 다들 이 놀라운 화질에 빠져 있으니까요. HD보다 4배 선명한 쿼드(Quad)HD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의 기준, 심플하게 정리."
LG전자가 야심 차게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G3'의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다. 경쟁사의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G3만의 경쟁력이 이른바 '화질'로 일컬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G3에는 세계 최초로 일반 HD(720×1280) 해상도의 4배에 달하는 5.5인치 QHD(1440×2560)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QHD 화질의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적용된 것은 G3가 처음이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G3가 판매 돌풍을 이어가며 LG 휴대폰의 부활을 알릴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큰 힘이 됐다. QHD 디스플레이 개발을 총괄한 임민호 LG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의 현 소속은 YG TDR(Tear Down & Redesign)이다. TDR는 핵심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일정 기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차출해 프로젝트에 몰입시키는 LG디스플레이의 혁신조직이다. 한상범 사장은 TDR에 대해 "LG디스플레이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선봉"이라며 강한 신뢰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임 수석이 속한 YG TDR는 G3에 탑재할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용 QHD 개발을 목표로 지난해 10월 처음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개발, 생산, 공정개발, 장비개발 등 사내 각 분야 최고 전문가 42명이 의기투합했다. TDR 앞에 붙는 YG는 '왜(Why) G폰을 살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임 수석은 "한정된 크기의 스마트폰 안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선명하게 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에 맞춰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스마트폰용 QHD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화질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년 스마트폰 구입시 가장 중요시하는 사항을 묻는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4위(31%)에 그쳤던 디스플레이는 2년 뒤인 2012년 조사에서는 디자인에 이어 2위(46.8%)에 올랐다.
물론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용 QHD를 개발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만은 않았다. 임 수석은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민감성이 커져 설계와 공정을 더욱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며 "하지만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와 '화질은 LG'라는 자부심을 토대로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한 결과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도 수시로 YG TDR팀을 찾아 직접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스마트폰용 QHD 디스플레이는 인치당 화소 수가 538ppi에 달해 기존 풀HD(400ppi)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고해상도가 되면서 화면을 키워도 글자나 이미지가 깨지지 않는 것은 물론 PC 웹 기반 사이트를 열었을 때도 화면 일부가 잘리지 않게 됐다. 이에 힘입어 QHD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QHD 이상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올해 약 3,000만대에서 2016년 2억1,000만대로 2년 새 7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벌써 G3의 뒤를 이을 'G4'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개발에 착수했다. 임 수석은 직접 개발에 참여하진 않지만 "G4의 디스플레이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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